입력 : 2013.04.07 23:47
[신구, 연극 '안티고네' 출연]
"연기 51년만에 첫 희랍 비극… 역대 크레온 중 최고령이지
드라마 출연 많이 했지만 연극 할 때 氣가 살아난다"

올해 일흔일곱 배우 신구씨에게 최근 애지중지하는 물건이 생겼다. 웬만한 여성들도 좀체 끼지 않을 커다란 알반지다. 지난달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왼손 약지에 낀 푸른색 반지를 수시로 쓰다듬었다. "맘에 들어. 며칠 있다 이것보다 더 크고 번쩍거리는 걸 만들어준대."
그를 기대에 부풀게 한 반지는 액세서리가 아니라 연극 소품이다. 오는 15일 개막하는 '안티고네'(제작 국립극단·연출 한태숙)에서 통치자 크레온으로 나오는 그의 힘과 권력을 상징한다. '안티고네'는 소포클레스의 원작을 각색한 것. 2011년 최대 화제작이었던 '오이디푸스'의 뒷얘기 격이다. 오이디푸스의 딸이자 누이인 안티고네(김호정 역)와 크레온 왕의 대립을 골격으로 한다. 크레온은 반역자의 시신 매장을 금지하는 '인간의 법'을 세우지만, 안티고네는 '신의 법'을 주장하며 오빠를 매장한다.
'안티고네'는 매해 공연되지만, 젊은 안티고네와 팽팽한 대립을 보여줘야하는 크레온 역은 대개 40대 남자배우가 한다. 신구는 연극 사상 최고령 크레온일 것이다. "노회한 정치인으로서 밀고 당기는 크레온을 보여주고 싶다"는 연출가 한태숙씨의 뜻으로 캐스팅됐다. 1962년 연극 '소'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연기 인생 51년째. 그런데 희랍 비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회가 없어서 못 했지. 꼭 해보고 싶어서 맡았어. 그리고 연극판의 분위기를 좋아해. 죽기 살기로 하는 거."
그는 TV 드라마에서 수많은 '아버지' 역할을 했으나, 그러면서도 연극 무대를 꾸준히 지켜왔다. 가장 최근작은 2010년 명동예술극장의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연출 윤호진).
원래 꿈은 아나운서였으나 원고를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나를 표현하고 싶어" 남산 드라마센터에 들어갔다. 가정을 꾸리기 위해 30대 중반부터 TV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여전히 연극에 마음이 간다. "태생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TV만 하면 침잠되고 나태해지는 것 같아. 나 자신을 다시 부추기고 기(氣)를 넣어주는 게 연극이야."
그를 기대에 부풀게 한 반지는 액세서리가 아니라 연극 소품이다. 오는 15일 개막하는 '안티고네'(제작 국립극단·연출 한태숙)에서 통치자 크레온으로 나오는 그의 힘과 권력을 상징한다. '안티고네'는 소포클레스의 원작을 각색한 것. 2011년 최대 화제작이었던 '오이디푸스'의 뒷얘기 격이다. 오이디푸스의 딸이자 누이인 안티고네(김호정 역)와 크레온 왕의 대립을 골격으로 한다. 크레온은 반역자의 시신 매장을 금지하는 '인간의 법'을 세우지만, 안티고네는 '신의 법'을 주장하며 오빠를 매장한다.
'안티고네'는 매해 공연되지만, 젊은 안티고네와 팽팽한 대립을 보여줘야하는 크레온 역은 대개 40대 남자배우가 한다. 신구는 연극 사상 최고령 크레온일 것이다. "노회한 정치인으로서 밀고 당기는 크레온을 보여주고 싶다"는 연출가 한태숙씨의 뜻으로 캐스팅됐다. 1962년 연극 '소'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연기 인생 51년째. 그런데 희랍 비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회가 없어서 못 했지. 꼭 해보고 싶어서 맡았어. 그리고 연극판의 분위기를 좋아해. 죽기 살기로 하는 거."
그는 TV 드라마에서 수많은 '아버지' 역할을 했으나, 그러면서도 연극 무대를 꾸준히 지켜왔다. 가장 최근작은 2010년 명동예술극장의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연출 윤호진).
원래 꿈은 아나운서였으나 원고를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나를 표현하고 싶어" 남산 드라마센터에 들어갔다. 가정을 꾸리기 위해 30대 중반부터 TV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여전히 연극에 마음이 간다. "태생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TV만 하면 침잠되고 나태해지는 것 같아. 나 자신을 다시 부추기고 기(氣)를 넣어주는 게 연극이야."

그는 "완벽할 수 없는 것이 무대 연기의 숙명"이라고 했다. "근접하려고 했던 노력의 잔해, 그것이 연기가 아닐까. 만족이란 없어. 아쉬움은 숙명이고. 순간의 희열 때문에 하는 것이지. 객석에서 반응이 오잖아요. 그걸 못 잊어서 그래."
이번 '안티고네'에는 '오이디푸스'에서 단 15분 출연으로 작품 전체를 울리는 잔상을 남겼던 박정자가 예언자 트레시아스 역을 다시 맡았다. 신구, 박정자, 한태숙이 함께 뿜어낼 비극의 아우라는 15~28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1688-5966
이번 '안티고네'에는 '오이디푸스'에서 단 15분 출연으로 작품 전체를 울리는 잔상을 남겼던 박정자가 예언자 트레시아스 역을 다시 맡았다. 신구, 박정자, 한태숙이 함께 뿜어낼 비극의 아우라는 15~28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1688-5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