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 '레 미제라블' 한국어 초연은 용인에서…

입력 : 2012.09.11 23:06

1244석 첨단시설 갖춘 포은 아트홀 10월 개관
3월 출범한 용인문화재단, 풍성한 기획 공연 선보여
'거리악사' 선발 활용 등 문화예술 즐길 기회 늘려

'세계 4대 뮤지컬'(캣츠·오페라의 유령·미스 사이공·레 미제라블)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어로 공연되지 않은 '레 미제라블'이 첫선을 보인다. 그런데 초연 무대가 서울이 아닌 경기도 용인이다. 10월 4일 새로 문을 여는 용인시 죽전동의 포은 아트홀이 국내 초연 무대의 영광을 안게 됐다. 11월 3일부터 25일까지 포은 아트홀에서 20회를 공연한 뒤 대구·부산을 거쳐 내년 4월에 서울로 입성하는 장기 스케줄을 잡았다. 이 작품에는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포은 아트홀 10월 개관

용인시가 시민들의 문화복지를 구현하겠다며 지난 3월 출범한 용인문화재단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쏟아내고 있다. 용인 문화예술의 중심이 될 포은 아트홀이 10월에 개관해 좋은 전기를 맞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레 미제라블'은 용인문화재단이 야심차게 준비한 기획공연이다. 1985년 영국에서 초연된 이후 27년간 43개국 300개 도시에서 21개 언어로 공연돼 60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공연되고 있는 최장수 뮤지컬 타이틀이라는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10월 개관하는 용인시 죽전동의 포은 아트홀. 뒤편의 높은 건물은 하수처리장의 환기시설을 활용한 전망타워이다. /최영호 객원기자 yhpress@chosun.com
10월 개관하는 용인시 죽전동의 포은 아트홀. 뒤편의 높은 건물은 하수처리장의 환기시설을 활용한 전망타워이다. /최영호 객원기자 yhpress@chosun.com
포은 아트홀은 용인에 묘소가 있는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선생의 이름에서 따왔다. 하수처리장을 지하에 건설하고 지상에는 체육·문화공간을 두루 조성한 '수지 레스피아'에 자리잡았다. 617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했다. 오페라, 발레, 뮤지컬, 콘서트 등 다양한 목적에 사용할 수 있는 1244석 규모의 공연장이다. 연습실, 일반교육실, 분장실, 세탁실, 샤워실, 의상실, 수선실은 물론 무대 상·하부의 기계장치를 완벽하게 제어하는 첨단 컴퓨터 시스템도 갖췄다.

용인문화재단은 포은 아트홀 개관식을 다음 달 4일 가질 예정이다. 개관 기념으로 '레 미제라블'은 물론 연말까지 플라멩코의 거장 초청 공연, 셰익스피어의 연극 '한여름 밤의 꿈', 체코 소년합창단, 이자람의 판소리 '억척가', 이문세 콘서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임동혁 리사이틀 등 다양한 무대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물론 공연단체에도 포은 아트홀의 존재를 알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다른 공연장도 특화

용인문화재단은 포은 아트홀 이외에도 마루홀(문화예술원), 처인홀(문예회관), 큰어울마당·작은어울마당(여성회관), 죽전야외음악당 등의 공연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용인문화재단 김혁수 상임이사는 "공연장별로 특색을 살리고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고정 관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은 아트홀은 용인을 대표하는 공연장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뮤지컬, 오페라 등 대형 공연을 유치하거나 기획해 성남 분당과 서울 강남권 관객도 흡수할 방침이다. 여성회관의 공연장은 여성이나 학생을 위한 특화 프로그램을 기획할 방침이다. 마루홀은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처인홀은 각종 행사 위주의 대관 공간으로 운영하고 어르신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과 연계한다.

◇다양한 기획 선보여

용인문화재단은 지난 4일에는 '용인 거리 아티스트' 오디션도 진행했다. 음악, 마술, 마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13개 팀이 참가했다. 선발된 사람들은 11월까지 '거리 악사'로 활동하게 된다. 용인버스터미널, 시청 광장, 용인중앙시장, 강남대 입구, 만골근린공원, 경기도박물관 입구, 포은 아트홀 광장, 단국대 입구, 여성회관 광장 등 주요거점이 대상이다. 용인문화재단은 "각박한 도시 환경에서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통한 막간의 휴식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준비했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인원을 더욱 늘릴 예정이다.

지난 4일 용인문화재단 이벤트홀에서‘거리 아티스트’오디션이 열리고 있다. 선발된 팀들은 용인지역 주요 거점에서 다양한 거리 예술을 선보이게 된다. /최영호 객원기자
지난 4일 용인문화재단 이벤트홀에서‘거리 아티스트’오디션이 열리고 있다. 선발된 팀들은 용인지역 주요 거점에서 다양한 거리 예술을 선보이게 된다. /최영호 객원기자

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토요일에 음악 체험교육 '떼아트루 랑데부'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악기와 서양악기를 활용한 콘서트, 악기 체험마당, 공연장 투어 등을 마련키로 했다. 이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해설과 영상이 함께 하는 작은 음악회 '인비또 콘서트'도 인기를 얻고 있다. 내년에는 연극협회 용인지부와 작품을 공동 제작해 학교나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연극사업', 처인홀 전시실을 미술가들을 위한 창작 공간으로 제공하는 '미술가 레지던시 프로젝트' 등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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