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올림픽 있다면 금메달은…

입력 : 2012.08.09 23:55

英 칼럼니스트 이색 분석
지휘: 러시아
성악: 한국
피아노: 중국
음대: 미국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국가 대항 올림픽이 열리면 어떨까'. 세계 스포츠맨들의 활약으로 열기를 더하는 런던올림픽을 맞아 클래식 음악계의 가상 올림픽을 다룬 칼럼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영국 더 타임스의 음악 칼럼니스트 리처드 모리슨은 클래식 전문지 'BBC 뮤직 매거진' 최근 호 기고문에서 '종목별 금메달 국가'까지 스스로 매겨 눈길을 끈다.

우선 지휘자 분야에서는 러시아가 압도적 실력 차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런던 심포니(발레리 게르기예프)와 런던 필(블라디미르 유롭스키),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바실리 페트렌코)까지 러시아 지휘자들이 영국 주요 교향악단 자리를 싹쓸이하고 있는 데 따른 것. 청소년 음악 교육 분야에서는 '엘 시스테마' 캠페인을 벌이며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같은 스타를 배출한 베네수엘라와 에사 페카 살로넨(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사카리 오라모(BBC심포니 상임 지휘자 내정)를 키워낸 핀란드가 공동 금메달을 수상했다.

전문 음대 분야는 줄리아드 음대와 커티스 음대 등을 보유한 미국 몫으로 돌아갔다. '클래식 음악의 종주국' 유럽에서는 그동안 미국을 한 수 얕잡아봤지만, 이 지형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피아노 금메달리스트는 중국. 랑랑과 윤디 리, 유자왕까지 개혁·개방의 세례를 맘껏 받고 자란 20~30대 중국 피아니스트들은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들이다. 피아노를 배우는 청소년만 4000만명에 이를 정도인 든든한 '선수층'은 앞으로도 중국의 강세를 예견케 한다.

'올림픽 신흥 강국'인 한국의 클래식 위상은 어떨까. 모리슨은 한국 성악에 금메달을 걸어주며 "교사와 부모에게 강인하게 훈련받은 한국 성악가와 비교하면 서양 아이들은 너무 안이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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