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정명훈-北 관현악단, 파리에서 첫 합동 공연

입력 : 2012.03.16 03:06   |   수정 : 2012.03.16 04:01
"앙코르!" "브라보!"

14일 밤(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콘서트 홀 '살 플레옐'. 브람스 1번 교향곡을 함께 공연한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과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 단원에게 환호가 쏟아졌다. 무대에 선 지휘자 정명훈(서울시향 예술감독)이 마이크를 잡았다.

"다음은 남과 북으로 갈라지기 전부터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던 곡입니다."

아리랑이었다. 북한 단원의 애잔한 대금 연주로 시작한 아리랑은 곧 라디오프랑스필과 은하수 관현악단의 힘찬 선율로 변주(變奏)됐다. 곡의 개작은 북한 작곡가가 맡았다고 한다. 정명훈은 "정말 아름답게 편곡된 아리랑"이라고 평가했다.


또다시 쏟아지는 "앙코르" 요청에 정명훈은 비제의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를 짧고 신나게 연주하며 무대를 마쳤다.

남한 지휘자와 북한 오케스트라의 첫 만남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정명훈은 "정말 감격스러운, 잊을 수 없는 무대였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북한 지휘자와 은하수 관현악단이 꾸민 1부와 정명훈의 지휘로 라디오프랑스필과 은하수 관현악단이 합동 공연한 2부로 구성됐다.

1부 공연에선 해금과 가야금, 장구 등 한국 전통 악기가 함께 어우러졌다. 색동고름에 다홍 빛 치마의 해금·가야금 연주자가 무대에 오를 때 프랑스 관객들은 가벼운 탄성을 지르며 호기심을 보였다. 대학생 니콜라 시몽(23)은 "이런 형식의 클래식 연주는 처음 봤다"며 "실력도 아주 뛰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은하수 관현악단의 바이올리니스트 문경진씨는 "구라파(유럽)의 음악을 접하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올해 안에 남한과 북한 오케스트라의 합동 공연을 갖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는 "남북이 함께 무대에 오를 때는 베토벤을 연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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