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C 유럽 미술의 성찬 '피카소와 모던 아트'展
붓자국에 긴장과 우울… 국내선 보기 힘든 걸작
스위스 출신 巨匠 자코메티 조각도 눈길
"작품값 가장 비싼 전시"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는 〈피카소와 모던 아트〉전(展)은 20세기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실험정신과 열정으로 미술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간 세계적인 거장(巨匠)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기회이다. 전시장은 눈을 떼기 어려운 매력적인 작품들로 가득하며, 피카소를 비롯해 독일 표현주의에 영향을 미쳤던 야수파 등 대가들의 창조적 연결망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거장들의 작품 중에서도 국내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작품들이 나와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뭉크의 〈겨울풍경〉은 그의 유화 작품으로는 드물게 국내 전시장에 나왔다. 노르웨이 출신인 뭉크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누이를 잃은 뒤 오랫동안 죽음과 불안에 시달렸다. 그래서 뭉크의 화면에는 팽팽한 긴장감과 우울함이 지배적이며, 인간 내면을 표현한 그의 작품은 표현주의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전시된 〈겨울풍경〉은 뭉크가 과음과 불화 등으로 정신병이 발병해 고국으로 돌아온 뒤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상태가 호전되면서 밝고 생동감 넘치는 색을 사용했으며, 동시에 붓 자국을 통해 내적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작품은 최근 급부상하는 그의 명성만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를 조선일보와 함께 주최한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자코메티의 작품을 두고 "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이 해왔던 해외작품 전시 중 가장 작품 가격이 비싼 전시로 꼽힌다"고 말했다.


프랑스 출신 화가인 모리스 드 블라맹크는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를 이끈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 국내에 마티스의 작품은 자주 소개됐지만 이번 전시는 블라맹크의 작품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블라맹크는 작품 〈샤투의 보트놀이〉에서 색과 붓의 움직임을 통해 감정을 맘껏 표현하고자 했다. 블라맹크 작품 세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샤투의 센강〉으로, 피카소를 통해 입체주의에 눈뜨면서 새로운 스타일로 제작한 작품이다.
〈피카소와 모던 아트〉전은 내년 3월 1일까지 계속된다. 입장료 성인 1만1000원, 초·중·고생 9000원, 유치원생 4000원. (02)757-3002
협찬 : KB금융그룹·두산·GS칼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