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와 몸으로 즐긴 재즈

입력 : 2010.09.06 03:13

피아니스트 남경윤 무료 콘서트 관객 박수·환호성 가득한 1시간

"재즈는 귀뿐 아니라 몸으로도 듣는 음악입니다. 연주가 맘에 들면 일어나도 되고 손뼉을 치셔도 됩니다."

피아니스트 남경윤(31·계명대 교수)이 자작곡 '비기닝 오브 어 뉴 페이즈(Beginning of A New Phase)' 연주를 끝내고 말했다. 객석에서 "와" 하는 소리와 박수가 함께 터졌다.

지난달 29일 서울 카그아트홀에서 펼쳐진 나눔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이 재즈 피아니스트 남경윤의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지난달 29일 서울 카그아트홀에서 펼쳐진 나눔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이 재즈 피아니스트 남경윤의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지난달 29일 저녁 서울 서초동 카그아트홀에서 열린 '찾아가는 무료 콘서트―나눔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남경윤이었다. '왕따'였던 학창 시절을 거쳐 미국 코넬대 전자공학과에 진학한 그는 부모 반대를 무릅쓰고 미시간대와 맨해튼음대에서 재즈를 공부한 뒤 2005년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런 남씨의 '찾아가는 무료 콘서트'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행사를 주관한 스톰프뮤직은 "예고 기사가 나간 날 온종일 전화를 받느라 다른 일을 못할 지경이었다"고 했다. 이날 관객은 약 150명. 부천에 사는 주부 김량현(67)씨는 공연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서 있었다. 김씨는 "남경윤씨라면 가슴에 와 닿는 연주를 들려줄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남씨가 연주한 두 번째 곡은 에디 해리스(Harris)의 '콜드 덕 타임(Cold Duck Time)'. 관객들은 남씨 말처럼 몸으로 음악을 즐기기 시작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리듬을 타는 사람, 무릎을 치는 사람, 손뼉을 치고 어깨를 들썩이는 사람…. 이어서 조지 거슈윈(Gershwin)의 곡 '데이 캔트 테이크 댓 어웨이 프롬 미(They Can't Take That Away From Me)'와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으로 연주가 이어지자 객석에서 휘파람 소리와 발 구르는 소리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김길룡(58·서울 서초동)씨는 "한 시간이란 공연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질 만큼 즐거웠다"며 "남씨의 음악에서 희망을 느꼈고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지예은(13)양도 공연이 끝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재미있었느냐"는 질문에 지양은 배시시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재즈는 모르지만, 정말이지 듣고 나니 뭉클하네요. 그래서 사람들이 음악을 듣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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