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교육이 세상을 바꾼다] "음악을 통해 자긍심과 상호 존중을 배워"

입력 : 2010.05.10 00:56

'엘 시스테마' 멘데스 총감독

'엘 시스테마'의 실무를 총괄하는 에두아르도 멘데스 총감독은 뜻밖에도 31세의 젊은 변호사였다. 호세 아브레우 박사의 오른팔로 불리는 그는 5세 때부터 '엘 시스테마'에서 바이올린을 배웠고,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함께 활동했다.

법대를 다니면서 음악 공부를 계속하던 그를 어느 날 아브레우 박사가 호출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지금 좋은 음악을 연주해줄 사람은 너 말고도 많이 있다. 하지만 '엘 시스테마'의 복잡다단한 행정을 맡아줄 젊은이는 많지 않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법대 졸업과 동시에 '엘 시스테마'에 투신한 것이 올해로 10년째다. 멘데스 총감독은 "이 운동은 단지 음악 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악에 필요한 규율과 협동을 몸으로 익히고, 자긍심과 상호존중을 배워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엘 시스테마'는 현재 29만명인 수강생을 50만명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이다. 하지만 최근 5년간 베네수엘라의 청소년 범죄율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등 고민도 적지 않다. 멘데스 총감독은 "그렇기에 아이들이 폭력이나 마약의 위협에 무작정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잠시라도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오케스트라 외에도 합창단 활동 등 음악 교육을 다변화하고, 저녁 시간이나 공휴일을 이용해서 연주회장을 찾아가는 기회도 늘리고 있다. 그는 "음악을 통해 범죄를 근절하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음악마저 없었더라면 세상은 더 끔찍한 범죄가 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곳이 되고 말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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