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F 시크릿 노트] 7장 마키 호소카와·이상용·최윤정

입력 : 2025.10.14 16:01

‘ACF(Art Chosun Focus) 2025’
‘향유에서 소유로’ 이어지는 전시형 아트페어로 새로운 예술적 경험 제공
국내외 동시대 참여 작가 30인 10회 연재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 광장

‘ACF(Art Chosun Focus) 2025’ 전시 포스터. /아트조선
‘ACF(Art Chosun Focus) 2025’ 전시 포스터. /아트조선
 
※편집자주ART CHOSUN, TV CHOSUN 미디어 양사가 공동 주최하고 ACS(아트조선스페이스), 프로젝트더스카이가 공동 기획한 ‘ACF(Art Chosun Focus) 2025’가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천 운서동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다.https://www.artchosunfocus.com/지난 3월 처음으로 개최된 ACF(Art Chosun Focus)는 국내외 블루칩 작가 30인의 작품을 프라이빗 전시 형태로 선보여 관람객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10월에 열리는 ‘ACF(Art Chosun Focus) 2025’는 동시대 예술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생생한 조형 언어로 관람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미디어가 직접 엄선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향유에서 소유로’ 이어지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ACF는 단편적인 감상을 넘어 관람객을 미술 생태계로 이끈다. 여기서 비롯된 반응은 다시 미디어에 의해 재생산되며 한국 미술의 새로운 도약에 기여한다는 의의를 가진다.https://art.chosun.com/site/data/참여 작가는 30인으로 작가를 대표하는 작품이 선정돼 전시된다. 이에, 본지는 각 작품을 관람하기 전, 미리 참여 작가를 공개하고, 작업 세계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프리뷰 형식의 기사를 발행한다. 해당 기사는 전시 시작 전까지 10회에 걸쳐 연재된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 광장 전경. /주민욱 영상미디어 기자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 광장 전경. /주민욱 영상미디어 기자
마키 호소카와, Alice in Undersea Fish Cake Factory, 2018, acrylic on canvas, 130.2x162.1cm. /Private Collection, South Korea
마키 호소카와, Alice in Undersea Fish Cake Factory, 2018, acrylic on canvas, 130.2x162.1cm. /Private Collection, South Korea
 
오랜 과거의 명화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작가 마키 호소카와(Maki Hosokawa·45)는 르네상스의 비례미, 클래식한 색감, 팝 컬처의 감각을 결합한다. 일본의 풍속화 스타일을 작품에 반영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동서양의 전통 기법이 교차되며 현대 사회의 정체성과 불안, 자유와 유머가 동시에 피어나게 된다.
 
호소카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은 둥글고 큰 눈, 가늘고 긴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다. 이는 몰개성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표상이며, 동시에 밝고 유쾌한 이미지를 통해 일상적인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작가는 2004년 무라카미 다카시가 이끄는 카이카이키키가 주최한 게이사이 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평가를 넓혀왔다. 현재는 일본 현대 네오팝의 새로운 흐름을 이끄는 주요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도쿄의 갤러리 셀러, 분카무라 갤러리, 서울의 이씨 갤러리, 오사카의 갤러리 텐겐샤 등 세계 다양한 공간에서 개인전을 가지며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상용, Fate, 2025, Inkstone. /작가 제공
이상용, Fate, 2025, Inkstone. /작가 제공
 
‘찰나의 만남은 운명이다’ 
일상적 사물을 끌어와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재탄생시키는 작가 이상용(55)의 작업 세계는 그야말로 거대한 우주다. 우주 만물이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기거나 밀어내고, 때로는 결합하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특히 작가의 작업에 자주 등장하는 벼루는 아주 오래전부터 쓰이던 사물이다. 그만큼 견고하게 고정적인 의미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상용은 오랜 시간의 장벽에 균열을 낸다. 그 작은 틈새로 사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 낯선 언어와 의미를 부여하며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상용, Fate, 2025, mixed media On Zinc sheet, 79.5cmx105cm. /작가 제공
이상용, Fate, 2025, mixed media On Zinc sheet, 79.5cmx105cm. /작가 제공
 
이상용은 ‘운명’을 키워드로 삼아 우연히 마주한 재료와 장면을 작품 속 필연으로 바꿔내는 태도를 이어왔다. 마스킹 테이프와 벼루, 폐자전거 바퀴나 금속 파편 같은 재료는 이상용의 손에서 기호와 형상으로 겹겹이 쌓이며, 삶과 죽음, 존재와 기억을 시각화하는 장치가 된다. 이러한 반복적 행위는 덧씌우고 지우는 과정을 통해 감춰진 흔적을 드러내고,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는 시간으로 전환된다.
 
이상용 작가 프로필 사진. /작가 제공
이상용 작가 프로필 사진. /작가 제공
 
이상용은 단순히 회화적 재현을 넘어 ‘운명’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각을 붙잡는 사유의 실험이다. 완결된 결론 대신 열린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이 스스로의 삶에서 맞닥뜨린 순간을 다시 사유하게 한다.
 
한편, 작가는 서울의 삼세영 갤러리, 스페이스776 갤러리, 갤러리 그림손과 여주의 아트뮤지엄 려, 대구의 갤러리 전, 뉴욕 Waterfall Gallery, Kips Gallery, Gallery Maum, 안양의 롯데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최윤정, illusion38, 2020. oil on canvas, 145x97cm. /작가 제공
최윤정, illusion38, 2020. oil on canvas, 145x97cm. /작가 제공
 
최윤정(35)은 매일 오가는 공간에서 나무의 빛과 그림자를 마주하며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신비로운 찰나, 멍하게 대상을 바라보며 체득한 경험을 토대로 지루하고 힘들었던 날에 대한 위로를 얻는다. 작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 주변에 머물며 반짝거리는 빛을 포착해 캔버스 위에 담는다.
 
“일상 또는 새로운 공간에서 만나는 시원하고 차분한 그림자, 우연히 다른 시간에 길을 걷다가 발견하는 흔들리는 빛 덩어리들, 매시간 달라지는 공기와 온도, 따스한 느낌과 분위기까지. 여러 찰나의 시간 모두가 나의 작업 소재와 작품 활동의 원동력이 된다.” 
최윤정 작가 프로필 사진. /작가 제공
최윤정 작가 프로필 사진. /작가 제공
 
최윤정의 빛과 그림자는 서로 교차하며 빛이 그려낸 회화를 완성한다. 유채로 부드럽게 표현한 이 선명한 흐릿함은 관람객의 시선을 끌어당겨 시간과 공간의 관념을 해방시켜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이나 미래를 향한 희망을 비춘다.
 
작가는 서울 고공 갤러리, 현대백화점 압구정, A&M갤러리, 문화실험공간 호수, 갤러리마리, 아트스페이스호화, 경기 마리나 갤러리, 프린트 베이커리 판교, 부산의 리나갤러리, 부산서면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가졌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정부 미술은행, 서울시 박물관과, 수원시청 등의 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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