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15 17:15
●전시명: '사과 혹은 새'●기간: 8. 30 ─ 9. 27●장소: 에이라운지(부암동 239-9)

이코즈의 개인전 《사과 혹은 새》는 2025년 8월 30일부터 9월 27일까지 약 3주간 에이라운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에이라운지에서 열리는 이코즈 작가의 첫 개인전으로, ≪J-D≫ 시리즈를 중심으로 작품이 구성된다. ≪J-D≫ 연작은 그가 어린 시절 시간을 보내었던 외할머니 집이 위치한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시리즈로, 현실과 유사한 꿈이 반복되어 실제와 뒤엉키는 트라우마적인 사건에 기반한다. 그의 화면은 꿈의 내용의 기록에서 시작하여, 구체적 이미지와 그와 상반된 기하추상 간의 경계적 사유 속에서 기억 재편과 회화적 재편을 시도한다. 소재는 크게 계곡, 마을, 그리고 장마가 온 계곡과 마을 세 가지로 나뉘며 각각 에이라운지 2층 메인벽, 작은 방, 1층에 전시되며, 벽면을 푸른 색으로 칠해 보다 선명히 구분을 두었다.

이코즈 (b.1997)는 무의식을 통해 축적되는 기억과 그것을 기술하는 기록행위에 관심을 가지며, 개인적 차원의 기록물이 이미지로 중역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술적 상상을 집중적으로 탐색한다. 반복되는 꿈의 기억을 기술한 꿈 일지에서 출발한 «J-D» 연작은, 꿈의 바탕이 된 특정 기억과 꿈속 장면이 서로 다르게 전개되는 데서 겪은 혼란을 토대로 한다. 작가는 이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 꿈을 글로 기록하고 그 일부를 회화 작업으로 옮기는데, 파편과도 같은 기억과 장면, 기록들은 회화의 소재로 화면 위에 오르며 각자 독특한 위치와 자리를 부여받은 채 때로 과장, 축소, 변형된다. 이로써 작가의 화면은 그가 겪었던 꿈이나 기억과 중첩되면서도 또 다른 서사가 발생하는 회화적 사건의 장소로 변모한다. 한편 «훈련일지 드로잉» 시리즈는 작가가 사회인 야구팀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영상과 글로 소상히 남겨 온 훈련 일지에서 출발한 드로잉 및 회화 작업이다. 결국, 이코즈에게 ‘기록’의 행위는 작가 내부의 혼란에 대한 대응책임과 동시에 작가를 작업으로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이코즈는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대학원 서양화과를 수료한 상태이다. 작가는 A.P. 23, 서울(2023) 및 공간풀무질, 서울(2021)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둥근 빈자리를 쥐고», 갤러리 앱앤플로우, 서울(2023); «소생된 폭발음을 기록하며», 안팎 스페이스, 서울(2023); «모호한 신호를 감지하는 법», A.P.23, 서울(2023) 등의 기획전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