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8.25 17:40
김수경 ‘continuity-240106’
이상민 ‘Cereal Boxes’
전희영 ‘LiQuifying You (SssssCcccAaaNnnning)’
상위 3인 작가는 오는 10월 ACF 참가 혜택



2024년 졸업 작품을 제출한 대한민국 예술대학 학생들의 작업을 재조명하고, 학업을 마침과 동시에 새로운 출발선에 선 학생들에게 작가로의 전환점이자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된 경연형 전시 프로젝트 ‘2025 대학미술제: 캔버스 리그’의 시상식이 25일 오후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렸다.
ART CHOSUN과 TV CHOSUN이 공동 주최하고, 졸업 작품 아카이빙 플랫폼 PoA와 ACS(아트조선스페이스)가 공동 기획해 지난 8월 23일까지 열렸던 ‘2025 대학미술제: 캔버스 리그’는 전국 51개 대학 출신 졸업생 수백 명이 지원했다. 이 중 내부 심사 및 외부 전문가 평가와 대중 투표를 거쳐 최종 선발된 21명의 작가가 이번 전시에 참여했고, 전시 현장 블라인드 투표를 통해 선정된 상위 3명에게는 ACF(아트조선포커스)의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1위는 김수경의 ‘continuity-240106’이다.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나누는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이를 ‘끊임없는 현재의 연속’으로 정의내리고, 이제는 과거가 된 현재를 캔버스 위에 담아내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는 시간을 기록하는 방식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작품에서는 마치 반투명한 사진 여러 장이 겹쳐진 듯한 레이어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선형적인 흐름의 시간이 아닌, 제각기 다른 시간이 하나의 공간에 혼재하는 형상을 표현한다. 배경은 작가가 방문한 루브르박물관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는 작품 감상에 있어 관람하는 이에 따라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재해석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위 작가 김수경은 수상 소감으로 “수상 소감에서 상을 받게 될 줄 몰랐다는 말이 거짓말인줄 알았는데, 정말 거짓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라며 “관람객의 손길이 닿은 투표지로 만든 어워드 북은 앞으로 힘들 때마다 힘이 되어줄 것 같다. ACF 역시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앞으로 열심히 작업을 해나갈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남겼다.


이어, 2위는 이상민의 ‘Cereal Boxes’, 3위는 전희영의 ‘LiQuifying You (SssssCcccAaaNnnning)’다. ‘Cereal Boxes’는 물건을 끊임없이 소비하는 현대인의 습관을 박스로 상징해 상업성과 자본주의 사회 속에 나타난 과잉된 생산과 소비를 가시적으로 드러낸다. 프레임 안에 담긴 1500개의 박스는 저마다 미묘한 차이를 갖고 있어, 하나씩 눈으로 좇으며 개인적 서사를 발견할 수 있다. 작품 ‘LiQuifying You’는 어둠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됐던 사적 체험에서 출발한다. 작품은 작가가 '붉은 방'이라 명명한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의 퀴어적 경험을 담고 있는데, 그날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이 작품의 특징은 사적 경험이 개인 내부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인터랙티브 미디어 설치 작품으로 관람객과 눈 맞추고, 상호 작용하며 경험을 외부로 꺼내놓는다는 것에 있다. 가상의 퀴어클럽을 가시화한 이 작품은 공간을 붉게 물들이며 관람객에게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전시가 종료되고 진행된 개표에서 3위부터 6위까지 근소한 차이로 순위가 갈렸다. 이를 통해 경쟁작의 고르고 높은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 내걸렸던 작품 21점은 아트조선 웹사이트 내 ‘ACS’ 탭에서 열람할 수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 격려사를 남긴 김영민 아트조선 이사는 "대학미술제를 준비하면서도 이렇게까지 큰 호응이 있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작품 앞의 관람객은 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닌, 진지한 태도로 임하는 작가를 바라보는 시선을 갖고 있었다. 이번에 진행한 1회 개최로 앞으로의 대학미술제를 더 기대하게 됐으며, 참여해주신 모든 작가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이들의 작품이 출품되는 ACF(아트조선포커스)는 오는 10월 2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리는 전시형 아트페어다. ‘ACF’는 미디어가 직접 기획부터 주관까지 진행해 ‘향유에서 소유로’ 이어지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후 전시를 통한 사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반응은 다시 미디어에 의해 재생산되며 한국 미술의 새로운 도약에 기여한다는 의의를 가진다. 11월 2일까지.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