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2.09 17:32
김기탁 손자 삼화페이퍼 대표 김택성 기증
김구·김종필·안동준·배렴·김응현·김충현 등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삼화페이퍼 창업주 김기탁의 고미술 컬렉션이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에 기증된다.
삼화제지로 잘 알려진 삼화페이퍼는 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대표 김택성은 조부인 창업주 김기탁이 '경영보국(經營報國)'으로 나라의 기틀에 이바지하기 위해 힘쓰던 가르침을 이어 받아 고미술 컬렉션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회장 김기탁은 지난 2008년 11월에 무역인으로서 일생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 ‘여백 위에 남긴 여백’에서 후진국이던 한국에서 태어나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에서 선각자로서의 길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언급한 바 있다. 애국심을 기반으로 국가를 문화적 진보를 이룩하겠다는 다짐이 엿보인다. 김기탁은 2010년 작고했다.
1950년대서부터 종로구에 살며 인근 성균관대의 모습을 지켜봐 오며, 대학생들에게 미술의 문턱을 낮추고 역사와 전통을 더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도록 컬렉션을 기증했다. 기증 작품은 성균관대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은 전시는 물론 연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활용될 계획이다.



기증 작품은 김구, 김종필뿐만 아니라 당대를 아우르던 서예가 형제 김충현·김응현의 휘호, 배렴의 그림 등 다양한 작품이 포함된다. 작품의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거쳐 현시대에 도달한 선조들의 심미적 태도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삼화페이퍼는 '문화보국'을 향한 다양한 행로를 걸어왔다. 이번 기증에 대해 김택성 대표는 "서구인들이 오랜 기간 기증문화를 하나의 전통으로 삼아왔듯, 조부님께서 지켜낸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기증으로 이어가는 것이 우리 세대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조부님 시대의 문화교류가 우리 시대에도 이어져 근대유산 연구와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안현정 성균관대 박물관 학예실장은 “이건희 컬렉션으로부터 이어온 기증문화가 예산이 한정된 대학 박물관으로까지 이어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아시아 가장 오래된 기관에 기증된다는 것은 한국 근현대 문화 연구의 기틀을 마련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