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원짜리 작품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시대

입력 : 2020.06.30 17:56

스위스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 호조 속에 폐막
제프 쿤스 조각 96억원 등 고액 작품 거래 활발

Jeff Koons, Balloon Venus Lespugue (Red) (2013-2019). Mirror-polished stainless steel with transparent colour coating. Courtesy the artist and David Zwirner Gallery
Jeff Koons, Balloon Venus Lespugue (Red) (2013-2019). Mirror-polished stainless steel with transparent colour coating. Courtesy the artist and David Zwirner Gallery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스위스 아트바젤이 코로나19로 인해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대신 마련한 온라인 뷰잉룸이 호조 속에 지난 26일 막을 내렸다. 35개국 282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17일 VIP 프리뷰 오픈해 열흘간 운영됐다. 이 기간 23만명이 접속하고, 한때 접속자가 몰려 사이트가 버벅대는 해프닝도 있었다.
 
아트바젤의 온라인 아트마켓의 저력은 지난 3월 열린 홍콩 바젤 온라인 뷰잉룸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행사 자체를 취소하는 초유의 결단을 내렸던 홍콩 바젤이 온라인에다가 아트페어를 차렸던 것. 우려 속에 개막한 온라인 뷰잉룸은 첫날부터 100만달러 넘는 작품들이 줄지어 팔리며 화제를 모았다. 현장 관람과 달리 입장료 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 전 세계 잠재 고객과 교류할 수 있는 시장 기회를 점쳐볼 수 있는 자리였다.
 
George Condo, Diagonal Evolution (2020). Acrylic, pigment stick and metallic paint on linen.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George Condo, Diagonal Evolution (2020). Acrylic, pigment stick and metallic paint on linen.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스위스 아트바젤은 세계 미술계의 가장 큰 행사로 꼽히는 만큼 올해 출품작 규모만 7억4000만달러, 한화 약 8893억원에 이르렀다. 이번 온라인 뷰잉룸은 홍콩 때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해 작품을 비디오와 디테일컷 등의 다양한 형태로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해 방문객의 편의성을 높였다고 호평 받았다. 그래서일까. 큰손 컬렉터들이 몰려 기대 이상으로 고액 작품들의 거래가 활발했다.
 
Mark Bradford, The Press of Democracy (2020). Mixed-media-on-canvas.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Mark Bradford, The Press of Democracy (2020). Mixed-media-on-canvas.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하우저앤워스는 프리뷰 오프닝 첫날 준비한 작품 20점을 완판했다. 이중에는 500만달러(60억원)의 마크 브래드포드 신작 <The Press of Democracy>(2020)이 포함돼 있었다. 또한 루이즈 부르주아의 <The Fragile>(2007)는 150만달러(18억원), 조지 콘도의 <Diagonal Evolution>(2020)는 140만달러(17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알민 래쉬에서도 조지 콘도의 또 다른 작품 <The Dreamer>(2008)를 100만달러(12억원)에 거래했다.
 
Louise Bourgeois, The Fragile (2007). Archival dyes on fabric with additional hand painting.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Louise Bourgeois, The Fragile (2007). Archival dyes on fabric with additional hand painting.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특히 데이비드 즈워너는 제프 쿤스의 <Balloon Venus Lespugue>(2013~2019)를 800만달러(96억원)에 판매해 제프 쿤스의 건재를 증명했다. 이외에도 즈워너는 조안 미첼의 <Pastel>(1991), 조셉 앨버스의 <City>(1928/1936)를 각각 100만달러(12억원)에 팔았다고 밝혔다.
 
가고시안은 지아 아일리의 <Mountain and Line>(2020)를 35만달러(4억2000만원), 메리 웨더포드의 그림 <Heaven’s Gate>(2020)는 31만달러(3억7000만원)에 거래하는 등 프리뷰 첫날에만 6개 작품을 팔았고 이와 별개로 자체 온라인 전시를 통해 5개 작품을 판매했다. 레비 고비는 댄 콜렌의 신작 <Mother>(2020)를 50만달러(6억원), 미칼렌 토마스의 <Sugar Baby>(2004)를 24만달러(2억9000만원), 엔리코 카스텔라니의 조각 <Superficie argento>(2006)를 15만달러(1억8000만원)에 팔았다.
 
George Condo, The Dreamer (2008). Oil on linen. Courtesy the artist and Almine Rech
George Condo, The Dreamer (2008). Oil on linen. Courtesy the artist and Almine Rech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올해 세계 미술인들의 주요 행사들 대부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코로나가 글로벌 아트마켓을 잠식한 상황에서 온라인 장터가 기대 이상의 약진을 보이고 있다. 미술계의 전례 없는 암흑기로부터 미술애호가들이 잠시나마 한숨 돌릴 짬이 생긴 셈이다. 온라인 뷰잉룸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은 때에, 이젠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작품도 직접 보지 않고 사들이는 시대가 도래했다. 앨리슨 맥도날드 갤러리 출판부장은 아트시(Artsy)와의 인터뷰에서 ”컬렉터들은 원하는 작품을 제공받으면,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것만큼이나 온라인 구매 의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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