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동 옛 공장에 둥지 튼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입력 : 2020.05.25 18:59

강준영, 박준범, 박진아, 임상빈… 개관전 ‘Unfolding’ 7월 25일까지

/인스타그램@artmoment_dok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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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디지털단지와 인접한 독산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공장지대다. 지난 50여 년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오며 오늘날에는 1만개가 넘는 기업체와 12만명의 종사자가 근무하는 4차 산업 선도기지로 자리 잡았다. 금천구 공단지역의 특수성과 시간의 축적을 온몸으로 담고 있는 독산동에 뜻밖의 예술 공간이 개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금천구 범안로에 문을 연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은 독산동에 40년 동안 자리해온 반도체 부품 제조업제 ㈜영일프레시젼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설립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공장의 기숙사로, 이후에는 원룸으로 사용됐던 노동·거주 공간을 시각예술이 교차하는 아트 플랫폼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해당 지역에는 금천예술공장이 있고 2023년 서서울미술관 개관도 예정돼 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의 개관이 첨단산업기지에서 문화예술벨트로 거듭날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지역주민과 인근 지역의 근로자를 위한 문화예술 아카데미도 운영될 예정이다. 예술의 시간 관계자는 “매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기획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며, 신진·중견 시각 예술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준범作 네 개의 비슷한 모퉁이, 싱글채널 비디오, FullHD, 2분50초, 5/5ed., 2015
박준범作 네 개의 비슷한 모퉁이, 싱글채널 비디오, FullHD, 2분50초, 5/5ed., 2015
 
이에 개관전 ‘전개-Unfolding’이 7월 25일까지 열린다. 강준영, 박준범, 박진아, 임상빈 등 한국 현대미술의 중진급 작가 4인이 서로 다른 매체의 작업을 선보인다. 강준영은 집과 가족이라는 개인적인 주제로부터 파생된 이야기를 도자에 표현한다. 가족사에서 출발하는 사적인 기록에서 나아가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전통적인 기법으로 제작한 백자에 풍부한 색채의 드로잉으로 풀어낸다. 비디오 매체의 특이성과 작업 과정의 지속성에 의미를 두는 박준범의 작품에 등장하는 손의 움직임과 퍼포먼스는 작품의 형식과 내용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다. 그는 구조적 논리를 감각화하며 매체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이를 작업으로 실천해왔다.
 
임상빈作 서울 강남구, 90.5×76.6cm, 알루미늄에 염료 승화 프린트, 1/5ed., 2019 /Courtesy of the Artist & PKM Gallery
임상빈作 서울 강남구, 90.5×76.6cm, 알루미늄에 염료 승화 프린트, 1/5ed., 2019 /Courtesy of the Artist & PKM Gallery
 
박진아의 작업은 일상을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데, 그대로 고정된 것이 아닌 끊임없이 흐르고 변화하는 시간 속 장면임을 가리키는 특유의 헐거운 붓질은 찰나의 순간을 표현한다. 다양한 붓 터치로 형성된 캔버스의 빈 곳은 적극적인 작품 해석의 공간을 열고 다양한 미적 경험이 가능하게 한다. 임상빈은 회화에서의 미술 이해를 바탕으로 여행이나 일상에서 포착한 풍경을 분석하고 재해석하는 사진 작업을 내보인다. 포토샵의 ‘자동완성 기능’을 의도적으로 사용해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작업은 초현실적이면서도 회화적인 이미지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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