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4.27 18:16
권순왕 개인전, 6월 26일까지 대구 우손갤러리

디지털 정보화 시대의 오늘날, 소통수단은 날로 발달하고 다양해지고 있지만, 정작 진정한 소통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미술은 어떻게 동시대적 소임을 해낼 수 있을까.

권순왕(52)은 시각 정보의 보급이 이미지의 글로벌 경제로 이어져 소비문화와 연결되는 이미지 복제의 메커니즘이 현대 미술사 안에서 어떻게 새로운 언어 구조를 형성하는지 시각적으로, 또 의미론적으로 분석하는 데 관심을 가져왔다. 화려한 색감과 대담한 형태로 가득한 작가의 화면은 미술사에서 추출한 이미지의 표본을 자유롭게 혼합하고 재구성한 것으로, 무수한 함축적인 알레고리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사회 문화적 흐름 속에서 시각 정보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지배적인 사회현상과 문화의 동질화 현상을 지적하고 본질에 대한 추구와 현실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의 화면에는 수많은 수평선과 가시광선이 그물처럼 얽힌 거대한 추상적 공간과 무언가를 연상하는 듯한 친숙한 사물이 정물처럼 배치돼 있다. 이를 통해 작가의 개인적 배경과 경험을 토대로 하는 은유적 언어를 배양해 보는 이에게 새로운 지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묘하게 변화하며 반복해 연출되는 낯설고 신비로운 가상적 회화 공간은 사회적 문화적 양상을 암시하며 색다른 인식의 장을 모색하기도 한다.

권순왕은 홍익대에서 판화를, 서강대에서 영상을 전공했다. 페인팅, 판화, 사진, 영상, 디지털 이미지, 설치 등 매체를 자유롭게 오가며 다원주의적 관점에서 미디어 간의 혼합, 장르 간의 소통에 유연하다고 평가받아왔다. 전시는 6월 26일까지 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우손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