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세월 참고 견딘 두 마을… 전시·연극 통해 치유

입력 : 2019.11.29 11:16

동두천 턱거리마을박물관 ‘샹제리에’ 개관
매향리 스튜디오 주민 연극 ‘매화 향기는 여전해’ 초연

 
오는 30일, 온몸으로 미군을 감내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행사가 한날한시에 두 도시에서 열린다. 동두천시의 턱거리마을박물관에서는 개관전이 열리고, 화성시의 매향리 스튜디오에서는 주민 연극 ‘매화 향기는 여전해’가 초연을 가진다.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힘든 시기에도 삶이 존재했고, 그 삶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두 행사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생태를 바탕으로 주민 주도의 지역 문화 재생을 지원하는 경기만 에코뮤지엄 사업의 핵심 가치를 보여준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턱거리마을은 경기도 동두천시 광암동과 탑동 일대의 미군 기지촌으로, 한때 미군을 상대로 장사하거나 일하며 경제적 호황기를 누리다가 1990년대에 주한미군 감축으로 오가는 사람이 줄어 공동체가 점점 파괴되고 있다. 주민들은 1963년부터 구멍가게, 가정집, 클럽을 거쳐 카페로 사용되다가 빈집이 된 ‘샹제리에’를 턱거리마을박물관으로 탈바꿈해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이야기하고 치유하고자 한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화성 매향리는 1951년부터 2005년까지 미군의 사격 연습장으로 사용되며 전투기가 포탄을 퍼붓던 곳으로, 주민과 시민 단체의 노력으로 폭격은 멈췄지만 마을에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지난 50여 년의 세월 동안 이 마을을 묵묵히 지켜봐 온 매향교회는 주민의 문화예술 공간인 매향리 스튜디오로 재탄생해 ‘매화 향기는 여전해’의 무대가 된다. 극은 마을의 50~80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매향리에서의 삶을 주민이 직접 이야기한다. 기억력이 젊을 때 같지 않아 쉽지 않았지만 갯벌에서 일하면서도 대본을 외우고, 출연진 모두가 매향리 스튜디오에 모여 오랜 시간 연습했다. 50여 년간 쏟아진 포탄에도 마을을 떠나지 않고 긴 시간을 견딘 매향리 주민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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