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1.14 16:04
서울문화재단 삼일로창고극장, 창작자·관객 구분 없이 즐기는 극장 페스티벌 개최

삼일로창고극장은 오는 19일부터 12월 1일까지 기획 프로그램 ‘창고개방’을 진행한다. ‘누구나, 아무거나, 무엇이나’를 표어로 내세운 이번 행사는 나이, 성별, 경력, 직업 등에 제한 없이 연극을 사랑하는 누구나 참가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자리다.
지난해 처음 시작된 ‘창고개방’은 지원 사업의 사각지대에 있는 창작자에게 극장을 개방해 대안적 시각을 제시했다. 40대 이상의 연출가나 경력 단절 예술가 등 소외된 창작자에게 주목했던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다양한 연극 기반 창작자가 극장이라는 공간에 모여 하고 싶은 것, 해보고 싶었던 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24시간 연극제’에서는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제비뽑기로 구성한 10개의 팀이 공연 시작 24시간 전에 공개되는 주제로 15분 이내의 연극을 만들어 발표하고, ‘연극하는 멋진 우리들’은 음악회, 무도회, 시음회와 독백회, 바자회, 아무것도 아닌 밤까지 다섯 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처음 시도하는 ‘기억의 개방’은 아직 정리된 적 없는 2010년대의 연극사를 개인의 기억을 바탕으로 기술해 보는 자리로 주목할 만하다. 창작자와 관객의 기억을 수집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2010년대 연극에 관한 개인 인터뷰 영상을 모으고 있다. 이 영상은 행사 기간 동안 공연장에서 ‘전송하는 역사’라는 이름으로 상영된다. 극장을 찾은 관객이 삼일로창고극장 갤러리 벽면에 자신의 기억을 적어 붙이는 참여형 전시와 현장 인터뷰도 함께 진행된다. 개인의 기억이 모여 완성된 2010년대 연극사는 행사 마지막 날 토크콘서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몇몇 저명인사의 시선이 아닌 연극에 대한 기억을 가진 개인의 목소리로 연극사를 정리해보는 프로젝트다.
이번 행사가 진행되는 2주 동안 삼일로창고극장의 모든 공간은 연출가, 작가, 배우, 사진가, 영상 작가 등 100여 명의 창작자의 창작과 교류 활동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고립된 채 경쟁해야 하는 연극계 현실에서 창작자가 동료의 존재를 확인하고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