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소에 갇힌 여섯 아이들의 7일간의 생존기

입력 : 2019.11.04 17:15

뮤지컬 ‘머더러’, 11월 17일까지 대학로 TOM 2관

공연 모습 /한다프로덕션
공연 모습 /한다프로덕션
 
독일의 표현주의 극작가 게오르크 카이저의 희곡 ‘메두사의 뗏목’이 한국 창작진을 만나 뮤지컬 ‘머더러’로 재탄생했다. 작품은 인간의 폭력성이 극에 달했던 1940~50년대를 배경으로 수용소에 갇힌 여섯 명의 아이들이 구출을 약속한 어른을 기다리며 보내는 7일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닌 복잡한 심리가 각 인물로 표상되며 극의 밀도를 높인다.
 
뮤지컬 ‘테레즈라캥’에서 인간에게 잠재된 본질적 욕망에 대해 화두를 던진 정찬수 작가와 아름다운 선율과 넘버 간의 매혹적 변주로 주목받은 한혜신 작곡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다. 정찬수는 어른이 만들어낸 극단적인 폭력 한가운데서 아이가 삶과 죽음을 택하는 과정과 그 결과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켜야 하는 인간의 가치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한혜신은 밀폐된 공간과 제한된 상황 속에서 버텨야 하는 아이의 모습을 음악으로 그려내기 위해 악기 소리를 줄이고 사람의 목소리를 부각한다. 아카펠라 형식을 통해 서로의 목소리가 누군가를 살릴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상대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공연 모습 /한다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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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로 변신을 시도하는 이현정 안무가와 ‘킹키부츠’ ‘젊음의 행진’ 등 쇼 뮤지컬로 호평 받아온 심설인 연출이 공동으로 작업했다. 이현정 연출은 전쟁과 밀폐된 공간이라는 극한 상황에 놓인 아이의 상상 속 이야기와 놀이를 다채로운 안무와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어른도 결국 한때는 아이였다. 무대를 마주한 관객은 아이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과 더불어 잊었던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모두 만날 수 있다. 극한 상황일수록 희망은 더 밝게 빛난다는 것을 보여줄 뮤지컬”이라 전했다. 11월 17일까지 대학로 TOM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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