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소비 시대 속 작가란 누구인가

입력 : 2019.10.24 16:05

국립현대미술관, 2019 AFVAF 오는 31일 개최
아시아 기획자·작가 모여 미디어 문화 현상 분석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2019 아시아 필름 앤 비디오아트 포럼’이 오는 31일부터 12월 1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필름앤비디오 영화관에서 진행된다. 올해로 세 번째인 ‘아시아 필름 앤 비디오아트 포럼’은 아시아 독립 영화 및 영상 예술 작가와 기획자, 제작자 간의 연대를 위해 마련됐다. 이번 포럼은 ‘작가란 누구인가’라는 근본적 질문과 함께 소셜 미디어의 폭발적 증가로 이미지 소비 시대가 된 동시대의 흐름에 주목한다. 비예술가들의 예술 참여, 공적 목적의 예술, 예술적 협업 등이 가져오는 변화를 들여다보고, 예술과 윤리의 모호한 경계와 작품의 의미를 살펴본다.
 
이번 포럼은 세 가지 부문으로 구성된다. 우선 ‘리서치 & 렉처’ 부문에서는 호주 출신의 데이비드 테(David Teh), 인도의 락스 미디어 콜렉티브(Raqs Media Collective). 임철민과 김상숙이 각기 다른 주제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데이비드 테는 정치와 역사적 맥락 안에서 저작권 문제를 고찰한다. 락스 미디어 콜렉티브는 협업에 의한 예술 작품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임철민과 김상숙은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나타나는 매체의 특성과 네트워크 기술이 가져오는 지각의 변화를 다룬다. 교육 영화의 기원과 역사적 배경에 대한 오준호 교수의 강연도 마련된다. ‘워크숍 프로젝트’ 부문에는 한국의 스페이스 셀, 인도네시아의 포럼 렌텡(Forum Lenteng), 필리핀의 로스 오트로스(Los Otros), 베트남의 하노이 독랩(Hanoi Doclab)이 참여해 각 지역이 처한 환경과 역사를 바탕으로 자본에 관한 영상을 제작했다. 각 팀 대표는 연구 과정과 토론 결과물을 포럼에서 발표하며, 연구 자료와 영상은 별도의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상영 프로그램’ 부문은 총 16개로 구성되며 40여 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데이비드 테는 자신의 연구 주제와 관련한 두 개의 상영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가 선정한 작품은 제국주의와 왕권의 역사가 한데 엮인 카메룬, 탈식민지화 과정에 있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공산당의 역사 등 복잡한 정치사와 얽혀 있다. 제55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관에 참여한 타마르 귀마래스(Tamar Guimarães)의 작품도 설치돼 상영된다. 이밖에도 시리아 내전을 다룬 두 편의 다큐멘터리 ‘우리의 잔혹한 나라’와 ‘은빛 수면, 시리아의 자화상’,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근대사의 치부를 드러내는 기록을 재구성해 작업하는 김경만 감독의 ‘미국의 바람과 불’, 셀프 카메라로 모험을 감행하는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 안에서 기묘한 존재로 변해가는 도미닉 가뇽(Dominic Gagnon)의 ‘고잉 사우스’, 게임 이미지와 같은 애니메이션 우화를 제작하는 노영미와 평범한 일상을 웹 프레임 속 가상 세계로 연결하는 송민정의 단편 작품도 소개된다.
 
이번 포럼의 개막작은 응우옌 트린 티(Ngyyen Trinh Thi)의 ‘제5영화’다. 이 작품은 마오리족 영화 제작자 배리 바클레이(Barry Barclay)의 글과 식민지주의와 베트남 전쟁의 상흔이 숨어 있는 사진에 작가의 친딸이 움직이는 공간을 병치한다. 원주민의 언어와 같이 주변부가 소외되는 영화의 한계를 짚어보고, 새로운 지형을 담아낼 아직 오지 않은 제5영화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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