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장 내정 강수진 "고국 간다, 지금 아니면 안되니까"

입력 : 2013.12.03 23:58

'나비부인' 공연 중인 현역 최고령
발레리노였던 남편 툰치 소크만 "그녀는 강철나비… 나도 동반 귀국"

"이렇게 영광스러운 기회가 제게 주어지다니 그저 감사드릴 따름이에요. 제안을 받고 생각했어요. 나우 오어 네버(Now or Never). 지금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수락하게 됐습니다."

'강철 나비' 강수진이 내년 1월 1일부터 국립발레단을 이끌게 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일 발레리나 강수진(46)씨가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최태지씨에 이어 국립발레단 차기 단장으로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현역 발레리나로는 최고령인 강씨는 내정 사실이 발표된 이날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세계 초연하는 발레 '나비 부인'에 초초상 역으로 공연 중이었다. 막간 연습 중 전화를 받은 강씨는 이미 마음은 고국에 있는 것 같았다. 국립발레단원들을 '아이들'이라고 부르며 "어떤 작품을 할지는 들어가서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을 위해 가장 좋은 것으로 고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까지 쌓아온 해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국립발레단을 최고의 발레단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국립발레단을 이끌게 된 발레리나 강수진씨. 지난해 내한 공연 당시 모습이다. /이태경 기자
내년부터 국립발레단을 이끌게 된 발레리나 강수진씨. 지난해 내한 공연 당시 모습이다. /이태경 기자

원래 강씨의 공연 일정은 2016년까지 차 있었다. 독일에서 전화를 받은 남편 툰치 소크만(53)은 "제 아내 수진의 별명이 '강철 나비'인 것을 알지 않느냐"며 "어떤 난관도 이겨온 그녀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국립발레단장이라는 중책을 잘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30대까지 발레리노로 무대에 섰던 소크만은 강씨와 동료 무용수로 만나 사랑에 빠져 2002년 결혼했다. "아내가 고국을 위해 봉사하는 뜻으로 단장직을 맡겠다는 결심이 확고해 저 역시 적극 지지하게 됐다"며 "저도 함께 들어가 외조하겠다"고 말했다.

선화예중에서 발레를 전공하고 1982년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 입학한 강씨는 1985년 스위스 로잔 발레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했다. 19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해 현재 수석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다. 2007년 독일 뷔템부르크 주 정부의 궁정무용수로 공인됐다.무용계에서는 강씨의 대중적 인기가 국내외에서 국립발레단의 지명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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