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만화家도 소원한다 "鐵馬야 달려라"

입력 : 2013.09.16 23:36

해외 만화가 3人, DMZ 스케치

태국 만화가 수다칩(30)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그린 멈춰 선 경의선 증기기관차. /수다칩 테차크리엔크라이 제공
"쉬르프르낭(Surprenant·놀라워요)."

경기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북한 땅을 바라보던 프랑스 만화가 사미르 다마니(32)가 말했다. "인터넷에선 위험하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남북이) 조용하고 또 가깝네요."

지난 13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 일대에선 '해외 만화작가와 함께하는 스케치 투어'가 열렸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사장 이희재)이 마련한 이날 '평화 산책' 투어엔 사미르와 수다칩 테차크리엔크라이(30·태국), 잉가 스테인메츠(30·독일) 등 외국 만화가 3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2개월 일정의 '한국만화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머물며 다양한 풍경을 보고 작품에 담고 있다.

참가자 중 잉가는 동베를린 출신. 임진각에서 '평화의 종'을 바라보던 잉가는 "같은 민족끼리 서로 오갈 수 없다는 게 가슴 아프다"며 "여섯 살 때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어요. '왜 이렇게 시끄러워'하면서 잠에서 깼는데 통일이었죠"라고 했다.

왼쪽부터 비무장지대 스케치 투어에 참가한 프랑스인 사미르, 태국인 수다칩, 독일인 잉가.
왼쪽부터 비무장지대 스케치 투어에 참가한 프랑스인 사미르, 태국인 수다칩, 독일인 잉가.
경의선 최북단 도라산역, 제3땅굴, 오두산 통일전망대로 자리를 옮겨가며 스케치하던 작가들은 "진실된 장면을 그리려면 실제로 봐야 한다. 고요하지만 역사의 무게 같은 게 느껴진다"(사미르) "한국에 머물며 본 것을 만화에 녹이기 위해 모두 스케치하고 머릿속에도 담고 있다"(잉가)고 말했다.

작가들은 한국 체류 중 DMZ와 고궁(창덕궁), 충남 부여를 '단체투어'하고 경북 안동 등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곳을 방문한 후 각기 '외국인이 한국에서 겪는 에피소드'(잉가) '캐릭터'(수다칩) '정체성'(사미르) 등 주제로 만화를 그려 한국 작가들과 함께 10월 초 책으로 묶어 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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