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9.20 23:41
중앙박물관, 타고르 회화전

'동방의 등불'로 잘 알려진 인도의 시성(詩聖)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 우리에게는 시인으로만 각인된 그가 화가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13년 동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타고르는 연극·음악·무용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족적을 남겼다. 생애 마지막에 천착한 분야는 그림이었다. 67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20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시인의 리듬 감각, 운율을 시각적 형태로 구현한 그는 전시를 통해 음악과 글은 벵골과 인도를 위한 것이나 언어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회화는 전 세계를 위한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타고르 탄생 150주년을 맞아 그가 말년에 그린 그림들이 한국을 찾았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한국-인도 우정의 해'를 기념해 20일부터 11월 27일까지 아시아관에서 개최하는 '타고르의 회화'전(展)에서 타고르의 회화작품 49점과 관련 서적이 선보인다.
전시의 주제는 '마지막 수확(The Last Harvest)'. 60대 중반 들어 매진하기 시작한 회화는 그에게 '삶의 마지막 수확'이라 할 수 있었다. 전문 미술 교육을 받지는 않았던 그는 붓이 나가는 대로 그림을 완성했다. 원시미술에서 영감을 받은 상상의 동물도 그렸고 풍경과 꽃, 몸짓으로 이야기하는 인물들도 다양하게 화폭에 담았다. 고대 사제의 가면을 연상시키는 초상화들도 전시장 마지막 코너에 놓였다. 거친 붓선으로 표현한 이미지들에서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