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4.16 03:04
| 수정 : 2011.04.16 15:28
在뉴질랜드 알공예가 김혜란씨
미국여행 중 거위알 작품 보고 반해
타조알 싸게 구하려고 뉴질랜드 행
크라이스트 처치 초대展까지 가졌죠

"부활절, 달걀에 그림 그려본 적 있나요? 당신이 에그(egg) 아티스트입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에 있는 김혜란(46)의 작업실은 온통 알투성이다. 갓난아기 얼굴만한 타조알부터 이뮤알, 거위알까지 100여 개의 알이 뒹군다. 알 위에 그녀는 나폴레옹, 투란도트, 베토벤을 새긴다. 도도한 검은색 마차를 타고 내달리는 '마리 앙투아네트'는 타조알과 이뮤알을 한 쌍으로 놓고 제작했다. 치과용 드릴이 알 껍데기를 도화지처럼 오려내며 무궁무진한 문양을 만들어낸다.
알공예로 불리는 에그 아트(Egg Art)는 국내에선 생경한 분야. 김혜란은 알공예의 유래가 부활절에 있다고 설명한다. "알 자체가 부활, 탄생을 의미하니까요. 러시아 니콜라이 황제가 세계적인 금은세공가인 칼 파버즈에게 부활절 왕비에게 선물할 달걀을 만들어달라고 의뢰한 데에서 에그 아트가 시작됐다고 보지요. 금으로 알을 만들었던 파버즈와 달리 진짜 알에다 조각을 하는 에그 아트는 1940년경 미국에서 시작됐어요."
헬레나라는 영어 이름을 지닌 김씨는 2002년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의 초청을 받아 외국인으로는 처음 전시했을 만큼 뉴질랜드에서는 이름을 알린 아티스트. 지난해엔 존 키 총리에게 뉴질랜드 국기와 한국의 청사초롱을 조화시킨 작품을 선물해 양국 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업주부였다가 뉴질랜드, 호주, 일본, 프랑스에서까지 전시를 가질 만큼 유명작가가 된 사연도 흥미롭다. "20년 전, 미국을 여행하다 호텔 진열장에서 거위알 공예를 보게 됐죠. 설마 알을 가지고 조각했을 거라는 상상을 못했으니 충격이었죠." 아이의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 줄 만큼 손재주가 있었던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거위알 생각뿐이어서 알공예 전문가를 수소문해 기본기를 배웠다. 2001년엔 뉴질랜드로 날아갔다. "거기에선 타조 알 하나에 6000원이면 살 수 있었거든요. 1년만 있다 올 계획이었는데, 작업이 진전되고 이듬해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에서 전시까지 열게 되면서 눌러앉게 되었죠. 뉴질랜드 정부가 예술인들에게 주는 탤런트 비자도 받게 됐고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에 있는 김혜란(46)의 작업실은 온통 알투성이다. 갓난아기 얼굴만한 타조알부터 이뮤알, 거위알까지 100여 개의 알이 뒹군다. 알 위에 그녀는 나폴레옹, 투란도트, 베토벤을 새긴다. 도도한 검은색 마차를 타고 내달리는 '마리 앙투아네트'는 타조알과 이뮤알을 한 쌍으로 놓고 제작했다. 치과용 드릴이 알 껍데기를 도화지처럼 오려내며 무궁무진한 문양을 만들어낸다.
알공예로 불리는 에그 아트(Egg Art)는 국내에선 생경한 분야. 김혜란은 알공예의 유래가 부활절에 있다고 설명한다. "알 자체가 부활, 탄생을 의미하니까요. 러시아 니콜라이 황제가 세계적인 금은세공가인 칼 파버즈에게 부활절 왕비에게 선물할 달걀을 만들어달라고 의뢰한 데에서 에그 아트가 시작됐다고 보지요. 금으로 알을 만들었던 파버즈와 달리 진짜 알에다 조각을 하는 에그 아트는 1940년경 미국에서 시작됐어요."
헬레나라는 영어 이름을 지닌 김씨는 2002년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의 초청을 받아 외국인으로는 처음 전시했을 만큼 뉴질랜드에서는 이름을 알린 아티스트. 지난해엔 존 키 총리에게 뉴질랜드 국기와 한국의 청사초롱을 조화시킨 작품을 선물해 양국 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업주부였다가 뉴질랜드, 호주, 일본, 프랑스에서까지 전시를 가질 만큼 유명작가가 된 사연도 흥미롭다. "20년 전, 미국을 여행하다 호텔 진열장에서 거위알 공예를 보게 됐죠. 설마 알을 가지고 조각했을 거라는 상상을 못했으니 충격이었죠." 아이의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 줄 만큼 손재주가 있었던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거위알 생각뿐이어서 알공예 전문가를 수소문해 기본기를 배웠다. 2001년엔 뉴질랜드로 날아갔다. "거기에선 타조 알 하나에 6000원이면 살 수 있었거든요. 1년만 있다 올 계획이었는데, 작업이 진전되고 이듬해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에서 전시까지 열게 되면서 눌러앉게 되었죠. 뉴질랜드 정부가 예술인들에게 주는 탤런트 비자도 받게 됐고요."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에서의 전시는 성공적이었다. "하루 대관료가 100만원이나 할 만큼 저명한 장소에서 초청을 받았으니까요. 대성당에서 전시를 한다니까 성당 커피숍에서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죠.(웃음) 이후 뉴질랜드의 이름 있는 아티스트들이 한 수 배우겠다며 몰려왔습니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타조알에 자개를 입힌 김혜란의 나전칠기식 알공예에 열광한다. "자개를 입힌 타조알, 물을 머금으면 보석처럼 빛나는 그 기품에 다들 감탄합니다. 서구에서 시작됐지만 한국의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키고 싶어요."

김씨가 지금까지 제작한 작품은 300여점이지만, 팔지 않는다. 에그 아트 박물관을 여는 게 꿈이어서다. 가장 최근작은 김연아를 위한 작품이다. '퀸 오브 더 아이스(Queen of the ice)'란 제목을 단 이 작품은 캐나다의 원로 피겨 스케이터이자 사업가인 프란세스 다포에의 주문으로 제작했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과 예술작품을 연계시켜 책을 출판하는데 제 작품이 김연아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연락해왔지요. 김연아가 좋아하는 블루(blue)에 얼음판의 흰색, 피겨 스케이팅의 유려한 곡선에서 모티프를 얻어 완성했습니다. 연아를 닮았나요?(웃음)"
뉴질랜드, 호주서 활약하는 교포 알공예작가 헬레나 김이 이야기 하고있다./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