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욱 미술토크] 몬드리안의 그림이 보이십니까?

입력 : 2011.01.05 15:47

신 조형주의의 주창자라 불리는 피트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면, 도대체 무슨 그림인지 금방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 작품이 왜 좋은 걸까? 나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럴까요? 간단한 그림 같지만, 몬드리안은 보통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몇 달의 시간을 투자하였습니다.

Solitary House, possibly(1898-1900)
Solitary House, possibly(1898-1900)
그렇다면, 왜 많은 시간이 걸린 걸까요? 그 이유는 몬드리안이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해 끝도 없는 고민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정밀하게 사물을 재현한 그림들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구상화들은 그리기 전부터 이미 정해진 방향이 있지만, 몬드리안의 그림은 정해진 결론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완성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 그려놓은 몬드리안의 그림을 비슷하게 따라 그리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그런 작품을 구상하여 완성한다는 것은 결코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닙니다. 몬드리안 그림의 면 하나 선 하나 색 하나는 그의 생각의 결정체들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큰 가치가 있습니다.

Still Life with Gingerpot II(1912,oil on canvas)
Still Life with Gingerpot II(1912,oil on canvas)
몬드리안은 사물의 본질을 그리려고 하였습니다. 그는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감정은 대상의 외형에서 방해받는다. 그래서 대상은 추상화 되어야 한다.”대부분 그렇듯이, 몬드리안 역시 처음 그림을 시작하며, 위대한 화가를 꿈꾸었습니다.

그래서 렘브란트의 그림을 고민하고, 고흐 마티스 피카소 등 수많은 작가들의 그림에 관해 탐구합니다. 그리고 그림으로 자연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Place de la Concorde (1938-43, oil on canvas)
Place de la Concorde (1938-43, oil on canvas)
그가 30대 후반에 그린 그림들을 보면 대상이 점점 절제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물의 본질만을 보여주려는 몬드리안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리고 40대 이후 그의 그림들은 점점 단순화되며, 대담한 원색과 선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그 후 몬드리안의 그림은 완전한 추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추상화가 피트 몬드리안… 그는 관객을 위해 더욱 더 대상의 본질만을 정리해서 간결하게 표현했던 것인데 글쎄요… 그의 그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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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영상 제공 : 서정욱 갤러리 대표 서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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