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상 조각과 함께 음악 공연 즐겨요… 전시 ‘비워진 모습’ 연계 퍼포먼스 성황리에

  • 김현 기자

입력 : 2025.05.20 16:31

이용덕 개인전 ‘PORTRAIT OF SEEING : 비워진 모습’
전시 연계 퍼포먼스 ‘TWO PIANOS PERFORMANCE’
20일 오후 3시 ACS(아트조선스페이스)

‘TWO PIANOS PERFORMANCE’. /아트조선

전시장에 방문해 관람객과 만난 이용덕 작가의 모습. /아트조선
 
작가 이용덕(66) 개인전 ‘PORTRAIT OF SEEING : 비워진 모습’의 전시 연계 프로그램 ‘TWO PIANOS PERFORMANCE’가 20일 오후 3시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전시 ‘PORTRAIT OF SEEING : 비워진 모습’은 역상조각으로 40여 년간 작품 활동을 이어온 이용덕의 작품을 조명한다. 케이트 림(Kate Lim) 아트플랫폼아시아 대표와 아트조선이 공동 기획했으며, 오랜 시간 조각의 본질과 감각을 탐구해 온 작가의 최근 작업을 조망하는 자리로, 존재의 자리가 비워진 채 잔상만을 남긴 시각적 경험을 통해 실재와 환영, 존재와 비존재 사이의 경계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Mother 091185, 2024, mixed media, 85x110x12cm. /작가 제공
playing 251381, 2025, mixed Media, 103x185x12cm. /작가 제공
 
이용덕의 작품은 음각으로 파낸 공간에서 양각처럼 보이는 시각적 환영을 만들어내며 고정된 형상 대신 빛, 시점,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유동적 조형 구조를 제시한다. 기존 조각이 물리적 부피와 고정된 시각을 중시했다면, 이용덕의 작업은 이를 해체하고 감각의 환영과 다층적인 인식을 유도한다. 이에 대해 전시 평문을 쓴 케이트 림 아트플랫폼아시아 대표는 “역상조각은 관객의 호기심과 관심을 먹고 잠에서 깨어나는 미술이다. 뒷걸음치거나 앞으로 다가갈 때, 살짝 포착된 이미지의 단편이 점차로 완성되거나, 보였던 이미지가 무너지며 이지러지는 재미있는 행동을 한다. 게다가 착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진짜같이 느껴지는 볼록한 이미지는 정교하게 핵심만 남겨서 기억에 저장하고 싶은 사진의 이미지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닮아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서 관람객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작품과 함께 피아노 퍼포먼스를 관람할 수 있도록 두 대의 피아노가 전시장 양 끝에 설치됐다. 이번 공연 연출을 맡은 감독 임야비는 “이용덕 작가의 작품은 오목한 역상조각의 형태다. 그러나 관람객의 시선에 따라 볼록한 형상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의 귓속 고막도, 눈의 망막도 오목한 형태다. 그러나 우리는 시각에 따라, 청각에 따라 작품과 멜로디를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우리가 보아온 빛의 음각이 망막이고, 우리가 들어온 소리의 음각이 고막이다.“라며 이번 공연의 연출 의도를 밝혔다. 감독 임야비는 이번 전시의 오프닝 연극 ‘음각 로맨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TWO PIANOS PERFORMANCE’. /아트조선
‘TWO PIANOS PERFORMANCE’. /아트조선
‘PORTRAIT OF SEEING : 비워진 모습’ 전시 전경. /아트조선
 
한편, 이번 공연에는 기획 총체극단 ‘여집합’, 연출 임야비, 피아노 김재원, 퍼포머 김영완·박하은·신유빈·김민강·서유빈, 모더레이터 김현수, 조연출 서유빈, 음향감독 주붐이 참여했다.
 
작가와의 대담에서는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아 작가와 함께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전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상의 확장을 이루는 시간을 가졌다. 전시 ‘PORTRAIT OF SEEING : 비워진 모습’은 6월 7일까지 광화문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계속된다. 이용덕의 근작을 비롯해 작품 2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