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디자인·건축의 뿌리 '아르데코'와 '바우하우스' 작품 보여주는 두 전시
20C 초 佛·美의 '아르데코'… 피카소의 입체파 영향받아 화려하면서도 기능적
獨 디자인학교 '바우하우스'… 클레·칸딘스키가 가르쳐
20세기 초 유럽에서 시작돼 전세계의 디자인·건축 등에 큰 영향을 미쳤던 아르데코와 바우하우스 운동의 걸작들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서울에 마련됐다. 지난 2일부터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신관에서 열리고 있는〈아르데코(Art Deco) 마스터피스〉전(展)은 아르데코에 대한 본격적인 첫 전시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아르데코는 대략 1910년대 말부터 1930년대까지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활발하게 일어났던 장식미술 운동이다. 기술발달로 인한 번영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듯 화려하면서도 기능적인 면을 강조했고, 건축·디자인·순수미술·영화 등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다. 피카소가 이끌었던 입체파와 구성주의의 영향을 받은 아르데코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주춤해졌지만 이후 팝아트에도 영향을 끼쳤다.

〈아르데코 마스터피스〉전은 인상적인 작품을 남겼던 에밀 자크 룰만을 비롯해, 장 미셸 프랑크·유진 프린츠·도미닉·장 뒤낭·마크 뒤 플랑티에·폴 뒤프레 라퐁의 가구 디자인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프린츠는 야자수의 나뭇결을 살린 가구 디자인을 통해 자연과 인공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했다. 룰만이 소파와 데스크에서 보여주는 선은 마치 신체의 곡선처럼 유연하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이번 전시는 아르데코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아르데코가 영향을 받았던 입체파의 거장 피카소의 유화 작품 〈남자와 여자〉를 함께 전시한다. 또 아르데코 시기에 가구 디자이너들과의 협업 작업에 참여했던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1901~1966)의 조각 작품 3점도 볼 수 있다. 장 미셀 프랑크는 자코메티에게 조각 작품을 형상화한 가구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고,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동생 디에고에게 가구 디자인을 권했다. 프랑크는 자코메티 외에도 달리나 피카소와도 함께 디자인 작업을 벌였다. 이 밖에 이번 전시에는 폰타나와 마티스의 작품도 나와 전시장을 화려하게 꾸미고 있다.

한편 서울 강남구 청담동 PKM트리니티 갤러리는 〈바우하우스(Bau-haus)와 모던 클래식〉이라는 전시를 통해 바우하우스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1919년 독일 바이마르에 세워진 바우하우스는 건축과 디자인·순수미술을 가르친 학교로, 칸딘스키·클레 등 세계적인 거장(巨匠)들이 직접 가르쳤다.
〈바우하우스와 모던 클래식〉 전시는 마르셀 브로이어를 비롯해 미하일 토넷·한스 베그너·조지 넬슨 등 바우하우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와 이들의 영향을 받은 작가들의 가구와 조명 디자인을 볼 수 있다. 마르셀 브로이어의 의자와 빌헬름 바겐펠트가 1930년대에 디자인한 등(燈)을 통해 현재 디자인의 뿌리를 더듬어볼 수 있으며, 한 시대의 미감(美感)을 대표했던 작품들을 통해 예술적 영감도 얻을 수 있다. 전시는 20일까지 열리고 입장료는 없다. (02)515-9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