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포커스] 시민들은 즐기고 작가들은 창작하고

입력 : 2009.09.23 03:01

25일 개관하는 '인천 아트 플랫폼'
옛 창고 건물들이 예술촌으로 재탄생
작업실·전시실 등 갖춰 "관광자원으로도 활용"

지은 지 수십년에서 길게는 100년이 넘는 인천 지역 건축물들이 예술 창작과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인천 중구 해안동1가 10의 1 일대에 있는 예술촌 '인천 아트 플랫폼'이다. 인천시는 25일 인천 아트 플랫폼 개관식을 갖는다. 2007년 1월 공사를 시작한 지 2년 8개월 만이다.

이곳의 이름은 시민 공모를 거쳐 결정됐다. 앞으로 이곳은 그림, 조각, 도예, 영상 예술 등 여러 분야 예술 작가들의 예술 공간이자 시민들의 문화 체험·교육 공간이 된다.

21일 오후에 찾아가 본 아트 플랫폼은 평일이라 그런지 방문객이 없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개관 준비가 하나씩 진행되고 있었다. 옛 창고 건물들은 전시장이나 개인 창작실 등으로 깔끔하게 변해 있었다. 작업실에는 탁자와 의자 외에 화장실까지 딸려 며칠씩 밤샘작업을 하기 일쑤인 예술가들이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미 작업이 시작돼 탁자 위에 물감과 나무판 등이 쌓여 있는 방도 있었다. 전시관에는 25일부터 시작할 개관전에 따라 작가들의 작품이 포장지에 쌓여 조심스럽게 하나둘씩 들어오고 있었다.

지은 지 수십년 이상 된 옛 창고 건물들이 예술촌인‘인천 아트 플랫폼’으로 바뀌었다./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지은 지 수십년 이상 된 옛 창고 건물들이 예술촌인‘인천 아트 플랫폼’으로 바뀌었다./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옛 '창고지대'가 예술공간으로

이곳은 8450㎡ 터에 13채의 1~4층짜리 오래된 건물이 모여 있다. 건물의 대부분이 오랫동안 각종 창고로 사용돼 '창고지대'라 불렸던 곳이다. 이들 건물 중에는 1886년에 세워져 인천시 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일본우선주식회사'를 비롯해 '삼우인쇄소'(1942년), '대한통운창고'(1948년) 2개 동, '대진상사'(1948년) 건물 등이 있다.

인천시는 그동안 231억원을 들여 이들 건축물을 새로 짓거나 고쳐 작가들의 작업실과 전시공간, 시민들을 위한 예술 교육 공간으로 바꿨다. 작가 개인작업실(스튜디오) 20곳(797㎡), 작가와 시민들이 함께 이용하며 작업과 체험 활동 등을 하는 공방(아트&디자인 스튜디오) 3곳(241㎡), 각종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자료실 3곳(145㎡)과 전시장 1곳(686㎡), 이곳에서 생활하는 예술가나 외부 손님들을 위한 숙박시설(게스트하우스) 9개 방(162㎡), 공연장 1곳(218㎡), 교육과 회의 등을 할 수 있는 다목적방 1곳(92㎡) 등을 갖추고 있다.

"시민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

이곳의 운영은 인천시의 위탁으로 재단법인 인천문화재단이 맡았다.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지낸 최승훈씨가 임명됐다.

이곳에서 생활하거나 작업을 하는 작가는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결정한다. 현재 국내 작가 24명과 일본 작가 1명 등이 입주할 예정으로 있다. 이들 작가들은 입주비는 내지 않지만 각자 사용하는 전기·전화 등의 사용료와 각종 세금은 내야 한다. 입주 기간은 3개월~1년이며, 심사를 거쳐 연장할 수도 있다.

일반 시민들은 앞으로 이곳에서 운영할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예술장르를 배우고 즐길 수 있다. 홈페이지(www.inartplatform.kr )에서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그냥 둘러보는 것은 언제든(오전 9시~오후 6시) 괜찮다. 아트 플랫폼 변순영 팀장은 "아트 플랫폼은 우리나라 개항기와 근대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옛 건축물들을 보존·복원해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하고 지역 예술인들의 활동 공간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개관 기념 행사

개관을 맞아 '다시 개항'이라는 주제로 개관 기념행사가 열린다. 100여년 전의 인천 개항이 외세에 의한 식민지화의 아픈 역사를 의미한다면 '다시 개항'은 문화와 예술로 새롭게 열리는 인천 문화의 르네상스를 뜻한다는 설명이다. 25일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되는 개관행사는 풍물놀이와 무언극으로 시작해 뮤지컬 배우 임태경, 가수 송창식,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배우 전무송과 박정자 등이 출연하는 공연으로 이어진다. 또 25일부터 11월30일까지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미국, 독일, 스위스 등 10개국에서 27명의 작가가 참가하는 사진전이 열린다.☎760-1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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