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9.10 02:37

둥둥둥 북소리가 울리면 여인들은 뒤로 무너질 듯 서정적인 춤을 춘다. 대나무를 들고 등장한 사내들의 움직임은 박력이 넘치고 직선적이다. 김수로왕과 허황후는 혼례를 올리며 화려한 2인무를 추고, 사랑을 잃은 우륵은 가야금을 부둥켜안은 채 몸으로 운다.
국립무용단이 초연하는 춤극 《가야(伽倻)》(안무 국수호)의 풍경이다. 가야의 춤을 복원하겠다는 뜻으로 출발한 이 작품은 1600년 전 고분이 열리고 가야인들이 일어서는 것으로 무대를 연다. 북채의 두드림과 남자 무용수들의 발구름이 일치한다. 빨간 부채를 들고 춤추는 신녀(神女)들의 춤은 그 의상만큼 인상적이다.
안무가 국수호는 이미 고구려·백제·신라의 춤을 창작했다. 그는 《가야》를 준비하면서 경남 김해 지역에 남아 있는 가야의 흔적은 물론 일본에서도 자료를 수집했다. 《삼국사기》에는 가야금을 만든 가실왕이 "여러 나라의 방언이 각기 다르니 성음(聲音)이 어찌 한 가지일 수 있겠는가?"라며 우륵에게 12곡을 짓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가야금의 안족(줄을 받쳐주는 받침대) 12개는 12개월을 나타낸다.
그러나 무대에서 그것을 표현하는 화법은 고증이 아니라 상징이다. 국수호는 "인간과 나라가 이렇게 죽어 묻힐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압축해 접근했다"며 "예술가로서 우륵의 고독, 덧없는 인생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가야》는 제3회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초청작이다. 순장(殉葬)되는 여인의 절규하는 춤, 대나무를 이용해 뗏목과 감옥을 표현하는 장면, 음악과 춤을 결합시킨 우륵의 몸짓 등이 볼거리로 꼽힌다. 이정윤·조재혁·장현수·이윤정·장윤나 등이 출연한다.
▶19~2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 2280-4115
국립무용단이 초연하는 춤극 《가야(伽倻)》(안무 국수호)의 풍경이다. 가야의 춤을 복원하겠다는 뜻으로 출발한 이 작품은 1600년 전 고분이 열리고 가야인들이 일어서는 것으로 무대를 연다. 북채의 두드림과 남자 무용수들의 발구름이 일치한다. 빨간 부채를 들고 춤추는 신녀(神女)들의 춤은 그 의상만큼 인상적이다.
안무가 국수호는 이미 고구려·백제·신라의 춤을 창작했다. 그는 《가야》를 준비하면서 경남 김해 지역에 남아 있는 가야의 흔적은 물론 일본에서도 자료를 수집했다. 《삼국사기》에는 가야금을 만든 가실왕이 "여러 나라의 방언이 각기 다르니 성음(聲音)이 어찌 한 가지일 수 있겠는가?"라며 우륵에게 12곡을 짓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가야금의 안족(줄을 받쳐주는 받침대) 12개는 12개월을 나타낸다.
그러나 무대에서 그것을 표현하는 화법은 고증이 아니라 상징이다. 국수호는 "인간과 나라가 이렇게 죽어 묻힐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압축해 접근했다"며 "예술가로서 우륵의 고독, 덧없는 인생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가야》는 제3회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초청작이다. 순장(殉葬)되는 여인의 절규하는 춤, 대나무를 이용해 뗏목과 감옥을 표현하는 장면, 음악과 춤을 결합시킨 우륵의 몸짓 등이 볼거리로 꼽힌다. 이정윤·조재혁·장현수·이윤정·장윤나 등이 출연한다.
▶19~2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 2280-4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