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7.21 03:18
| 수정 : 2009.07.21 07:57
광주 지하철 시민과 함께 상설공연 책·자전거 대출·대여문화·인권·생태관 마련
친숙한 생활·문화공간
지난 14일 오후 6시 광주지하철 상무역. 지하 역사에서 '화요무대'가 열리고 있었다. "한 달 만에 다시 뵙습니다." 새벽이슬교회(월산동) 임석인 담임목사가 색소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선율의 '토카타'와 '비밀의 화원'으로 문을 열었다.
지하철 승객들이 관객들. 매표소를 지나며 잠시 귀기울이는가 하면, 공연장 객석에 앉아 감상하기도 했다. 20여명의 시민은 1시간 가량 진행된 공연을 함께 했다. 임 목사가 악기 오카리나로 가요 '얼마나 좋을까'와 '당신은 모르실꺼야'를 또 연주했다. 이어 가요 '장미'와 '사랑으로'는 시민들과 함께 노래했다.
'광주크리스찬 아카데미 합주단'소속 연주자 7명도 나와 색소폰으로 '님이 오시는지' '백학' 등을 연주하자, 역사는 색소폰의 음향으로 가득했다. 70대 윤백현(서구 내방동)씨 부부는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즐거운 자리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하철 승객들이 관객들. 매표소를 지나며 잠시 귀기울이는가 하면, 공연장 객석에 앉아 감상하기도 했다. 20여명의 시민은 1시간 가량 진행된 공연을 함께 했다. 임 목사가 악기 오카리나로 가요 '얼마나 좋을까'와 '당신은 모르실꺼야'를 또 연주했다. 이어 가요 '장미'와 '사랑으로'는 시민들과 함께 노래했다.
'광주크리스찬 아카데미 합주단'소속 연주자 7명도 나와 색소폰으로 '님이 오시는지' '백학' 등을 연주하자, 역사는 색소폰의 음향으로 가득했다. 70대 윤백현(서구 내방동)씨 부부는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즐거운 자리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와 벨기에 왕립음악원을 졸업하고 광주시향 수석단원 등을 지낸 임 목사. 그는 "유럽에서 공부할 때 도심 곳곳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고 느낀 바가 많았다"며 "문화를 향유하는 시민의 공간이 되도록 하는 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지하철 공연이 올해로 4년째. 처음 2년은 매주, 이후론 매월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3시 금남로4가역. 이곳에선 광산 하남농협 주부대학생들이 부채춤과 가야금 병창을 선사했다. 30여명의 노인들이 장기를 잠시 멈추고, 가락에 취했다. 60대 김성좌(주월동)씨는 "장기도 두고 더위도 식히고 있다"며 "공연까지 곁들이니 좋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3시 금남로4가역. 이곳에선 광산 하남농협 주부대학생들이 부채춤과 가야금 병창을 선사했다. 30여명의 노인들이 장기를 잠시 멈추고, 가락에 취했다. 60대 김성좌(주월동)씨는 "장기도 두고 더위도 식히고 있다"며 "공연까지 곁들이니 좋다"고 말했다.

광주지하철에 문화가 흐르고 있다. 상무역과 금남로4가역, 남광주역, 평동역에서 주로 오후 시간대에 공연하고 있다. '추억의 색소폰' '사랑의 자선음악회' '광주시낭송회' '밴드마을' '행복발전소' '실버앙상블' '놀이패 만월' '선율6060' 'KJ앙상블' '팝홀릭'등 공연팀과 임석인, 황선복, 성태정, 김문옥씨 등 개인이 출연하고 있다.
공연이 전부는 아니다. 지하철 역사 19군데의 벽면 곳곳에는 시화(詩畵)가 있다. 주로 남도의 작고·현역 작가들의 작품을 망라했다.
'이 비 그치면/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로 시작하는 '봄비'를 지은 남도의 서정시인 이수복, 1930년대 시문학 운동을 주도했던 박용철과 김영랑, 1960년대 '산줄기에 올라 바라보면/ 언제나 꽃처럼 피어나던 나의 도시'라며 광주를 노래했던 김현승 시인 등 작고한 작가 22명, 광주문인협회(회장 오덕렬)가 선정한 현역 지역작가 173명의 작품들이다.
지난 5~6월 설치했다. 기원종 도시철도공사 홍보교육팀장은 "따뜻한 정과 문화를 느끼고 접하는 공간으로 다가서기 위한 뜻"이라고 말했다.
남도의 문화도 지하철에 모았다. 광주가 배출한 국창 임방울을 기리는 전시관을 송정리역에 마련했다. 전남대가 선정한 호남의 100대 문화원형 콘텐츠는 농성역, 남도를 대표하는 문인들을 살필 수 있는 문학관을 송정공원역에 마련했다.
책도 대출하고 있다. '메트로 열린 도서관'은 남광주역에 있다. 장서는 6000여권. 대출 회원들이 2500명을 넘었다. 시민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광주교통문화사랑실천 봉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임영근 회장은 "두번째로 승객(하루 평균 4188명)이 많은 남광주 역사에 도서관을 마련했다"며 "어느 도시보다 앞서나가는 시민 서비스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은 남광주역에서 하지만, 책은 모든 역사 역무실에 반납할 수 있다.
자전거도 빌려주고 있다. 15개 역사에 255대를 비치,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 대여한다. 반납은 오후 11시까지. 금남로4가역과 도산역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들이 이·미용 서비스를 받고 있다. 남광주역에서는 같은 대상자들에게 사진을 찍고 액자까지 만들어 주고 있다.
오행원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은 "단순한 대중교통 수단을 뛰어넘어 시민이 참여하고 공감하는 생활과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은 평일 246회, 토·일 210회 운행한다. 하루 시민 5만30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전국 철도와 도시철도공사 9곳을 대상으로 국토해양부가 주관한 '2008년 경영 평가'에서 1위를 차지, 국무총리상을 수상한다고 20일 발표되었다.
공연이 전부는 아니다. 지하철 역사 19군데의 벽면 곳곳에는 시화(詩畵)가 있다. 주로 남도의 작고·현역 작가들의 작품을 망라했다.
'이 비 그치면/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로 시작하는 '봄비'를 지은 남도의 서정시인 이수복, 1930년대 시문학 운동을 주도했던 박용철과 김영랑, 1960년대 '산줄기에 올라 바라보면/ 언제나 꽃처럼 피어나던 나의 도시'라며 광주를 노래했던 김현승 시인 등 작고한 작가 22명, 광주문인협회(회장 오덕렬)가 선정한 현역 지역작가 173명의 작품들이다.
지난 5~6월 설치했다. 기원종 도시철도공사 홍보교육팀장은 "따뜻한 정과 문화를 느끼고 접하는 공간으로 다가서기 위한 뜻"이라고 말했다.
남도의 문화도 지하철에 모았다. 광주가 배출한 국창 임방울을 기리는 전시관을 송정리역에 마련했다. 전남대가 선정한 호남의 100대 문화원형 콘텐츠는 농성역, 남도를 대표하는 문인들을 살필 수 있는 문학관을 송정공원역에 마련했다.
책도 대출하고 있다. '메트로 열린 도서관'은 남광주역에 있다. 장서는 6000여권. 대출 회원들이 2500명을 넘었다. 시민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광주교통문화사랑실천 봉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임영근 회장은 "두번째로 승객(하루 평균 4188명)이 많은 남광주 역사에 도서관을 마련했다"며 "어느 도시보다 앞서나가는 시민 서비스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은 남광주역에서 하지만, 책은 모든 역사 역무실에 반납할 수 있다.
자전거도 빌려주고 있다. 15개 역사에 255대를 비치,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 대여한다. 반납은 오후 11시까지. 금남로4가역과 도산역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들이 이·미용 서비스를 받고 있다. 남광주역에서는 같은 대상자들에게 사진을 찍고 액자까지 만들어 주고 있다.
오행원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은 "단순한 대중교통 수단을 뛰어넘어 시민이 참여하고 공감하는 생활과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은 평일 246회, 토·일 210회 운행한다. 하루 시민 5만30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전국 철도와 도시철도공사 9곳을 대상으로 국토해양부가 주관한 '2008년 경영 평가'에서 1위를 차지, 국무총리상을 수상한다고 20일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