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재즈 곡에 국민 비원(悲願) 담았어요"

입력 : 2009.05.28 03:16

소프라노 박미애씨,
숭례문 추모 음악 작사하고 노래 불러

소프라노 박미애 교수./연합뉴스

"600년 얼이 담긴 너, 어찌하여 가버렸나, 한민족 모두 너를 사랑했었던, 숭례문 우리 심장, 이전보다 더 찬란히 새로 태어나리, 아 가여워라, 더욱 아름답게 새로 태어나리…."

지난해 2월 불타 사라진 국보 1호 숭례문이 성악가가 부른 재즈 곡으로 되살아났다. 소프라노 박미애(51·광주대 음악학부) 교수는 최근 발표한 재즈음반 '나, 내 자신 그리고 재즈'에 직접 작사한 재즈 곡 '숭례문(south gate)'을 수록했다.

"연구년을 맞아 미국에 가 있을 때 숭례문 방화 소식을 접하고는 너무 슬프고 화가 났어요. 며칠간 잠도 오지 않았죠. 그때 재즈피아니스트 조윤성씨가 숭례문 소실의 아픔을 음악에 담아 들려줬고, 저는 즉석에서 1분도 안 돼 가사를 붙였습니다."

박 교수는 "국보 1호 숭례문의 슬픔을 대금으로 표현했고, 노래의 선율엔 국민들의 비원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녹음작업 때는 대금을 구할 수가 없어 한국에 돌아온 뒤 경기도립국악단원 어경준씨의 대금연주를 덧입혀 녹음했다.

박 교수는 이번 재즈앨범에서 'misty' 'unforgettable' 등 기존 재즈 곡 외에 평소 즐겨 부르던 뮤지컬과 영화음악, 클래식 곡에 재즈풍 옷을 입혔다. 'once upon a dream' 'moon river' 'over the rainbow' '아베마리아' 등이 수록됐다.

조윤성씨와 함께 미국 LA에서 활발하게 연주하고 있는 제이미 테이트(드럼), 파블로 모타(베이스), 마르셀 카르마고(기타) 등과 흑인가수 제스틴 베넷, 색소폰 주자 캬티스 버킹햄 등이 음반작업에 참여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귀에 익숙한 동요나 기악곡 등을 재즈로 만들어 불러볼 생각"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충격과 슬픔을 담은 노래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와 미국 남감리대학·남가주대학에서 공부한 뒤 신라대를 거쳐 1997년부터 광주대에서 가르치고 있다. 국내외에서 1000여차례의 콘서트에 출연했으며, 광주대와 (사)빛소리오페라단 등에서 20편의 오페라와 뮤지컬을 연출했다.

연주단체 '한소리회'를 이끌며 다음 달 20차례 전국 순회공연에 나설 예정이며, 7월에는 미국 LA 교민을 위한 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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