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선택기준, 작품성보다 배우 우선

입력 : 2009.03.12 02:47

한국의 관객, 3년전과 어떻게 달라졌나… 2004명 조사
여성이 79%로 더 늘어 평일공연 7시반→8시로 89%가 "표값 거품 심해"

한국 공연 관객이 변화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2월 20일부터 3월 4일까지 예매사이트 인터파크(www.interpark.com)를 통해 공연 관객 2004명을 설문조사했다. 이 결과를 2006년 같은 설문조사〈2006년 12월28일자 A18면〉와 비교해보니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선호하는 저녁공연 시작 시간 등이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관객 비중이 커졌다

이번 설문 응답자는 여성이 1589명으로 전체의 79%였다. 2006년 조사 때 여성 비율(73%)보다 높아졌다. 한국 대표관객이 '31세의 싱글 여성'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회사원인 '그녀'는 1년에 공연을 약 10편 보고 매월 공연비로 3만~10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절반이 뮤지컬이었다. 응답자를 연령별로 보면 25~29세가 637명, 30~34세가 410명으로 20대 후반~30대 초반이 52%를 차지했다. 40~50대 이상이 대부분인 서양의 공연 관객에 비해 '젊다'는 강점이 있지만 지속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안목과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

공연을 선택하는 기준은 2006년 '작품성(예술성)'에서 올해는 '배우(가수)'로 바뀌었다. 2006년에는 '작품성(예술성)' 43%, '출연자(제작사)' 23%, '재미(오락성)' 15%이던 것이 이번에는 '배우(가수)' 35% (704명), '작품성(예술성)' 32%(632명), '재미(오락성)' 14%(283명)로 나타났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공연의 품질이 아니라 출연자가 흥행을 쥐락펴락하는 현상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평일 저녁 공연의 바람직한 시작 시간은 8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2006년에는 7시30분이었다. 주 5일제로 평일 퇴근시간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연장 가기 좋은 요일은 토요일을 꼽은 관객이 872명(44%), 금요일이 375명이었고 일요일은 75명밖에 안 됐다. 비극과 희극 중에는 '희극이 좋다'가 1000명, '가리지 않는다'가 919명이었다. 유민영 연극평론가는 "판소리·탈춤을 봐도 한국은 전통적으로 비극이 없다"고 했다.

고질병은 여전하다

공연 만족도는 '늘 만족스럽다'(406명)와 '70% 이상 만족스럽다'(1264명)는 응답이 83%에 달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불만은 역시 표값에서 폭발했다. 89%(1775명)의 관객이 '표값 거품'을 지적했고 "공연의 품질과 표값 사이에 아무 관계가 없다"는 응답이 1126명, "비쌀수록 의심하게 된다"는 반응도 232명이나 됐다.

공연 관객의 지역적 쏠림 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시민이 45%인 906명이었고, 경기(475명) 인천(118명) 부산(78명) 대구(77명) 순으로 많았다. 서울의 구(區)별로는 강남구(62명) 송파구(58명) 관악구(56명) 강서구(49명) 영등포구(48명) 서초구(47명) 등이 많았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