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한 발레란 유럽발레다.' 1930년대 초 미국 관객이 주장한 이 발언은 미국발레의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 결론이었다.
'조지 발란신'의 등장은 미국을 ‘신고전주의’의 진원지로 만들었고 1960년대 저드슨 교회를 중심으로 생긴 '포스트모던 댄스'는 미국발레를 한차례 흔들었다. 그리고 현재 그들의 유산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발레에 관한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수십 권의 원서를 책상에 쌓아두지 말자. 보스턴 발레단이 한국에서 공연하는 <Three masterpiece>를 감상하는 기회를 잡는 편이 우리의 결핍을 효과적으로 채울 것이다.
보스턴 발레단은 1963년 설립되어 클래식 작품에서 모던 작품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국제무대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세 명의 안무가 작품이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1940년 초연 조지 발란신의 <콘체르토 바로코>, 1986년 초연 트와일라 타프의 <다락방에서>, 2001년 초연 크리스토퍼 윌든의 <폴리포니아>. 보스턴 발레단은 세 작품을 통해 미국발레의 역사를 설명할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비평가 에드윈 덴비는 <콘체르토 바로코>의 리허설을 보자마자 ‘마스터피스’로 인정했다. 바흐의 <D단조의 두 개의 바이올린 콘체르토>가 눈에 보이고 무용수의 움직임이 귀로 들리는, 이른바 음악과 춤은 최고의 마리아주를 이루었다.
주목할 장면은 발레리노가 발레리나를 천천히 공중으로 들었다가 토슈즈의 끝이 땅에 닿을 때까지 서서히 발레리나를 내려놓은 파드되이다. 덴비는 이를 보고 ‘생채기를 향한 느리면서도 강한 몰입’이라고 표현하며 찬사를 보냈다.
초연으로부터 60년이 흘렀지만 관객은 ‘신고전주의 발레’의 아버지인 발란신의 명성과 예술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트와일라 타프의 <다락방에서>는 스니커즈와 토슈즈가 공존하는 작품, 그야말로 발레와 현대무용의 경계를 쌓고 허무는 ‘마스터피스’다. 움직임은 발란신의 영향을 받았지만 강렬하고 공격적인 포스트모던 댄스의 정신이 혼재되어 있어 독특한 이미지를 생산한다.
또한 미니멀리즘의 대가 필립 글라스의 음악은 빠르게 변화하는 움직임 속에서 재탄생한다. 크리스토퍼 윌든의 <폴리포니아>는 추상적이지만 무용수들의 관계를 말하는 작품이다.
스케치북처럼 여러 에피소드를 만드는 안무 의도를 실현하기 위해 윌든은 죄르지 리게티의 곡을 무용수들과 공유한 후 각자 느낀 것을 탐구하여 움직임으로 표현하도록 했다.
이번 공연은 보스턴 발레단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 아니라 대가들의 작품을 통해 발레 마니아의 지식체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7월 말 ABT로 달아오른 미국발레를 향한 관객의 열기를 보스턴 발레단의 내한 공연으로 다시 한 번 끌어당겨보자.
일정 8월 27일~28일 8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1577-7766
8월 30일~31일 토 3시, 7시 30분 / 일 4시 유니버설아트센터 1544-1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