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12.03 06:23
물가 상승폭 훨씬 웃돌아… 오케스트라 공연은 1.5배·리사이틀은 2배로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의 경우, 2004년까지 티켓 최고가격이 대부분 20만원을 넘지 않았다. 2003년 빈 필하모닉과 2004년 라 스칼라 필하모닉(30만원) 같은 예외도 있었지만, 2000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12만원), 2001년 런던 필하모닉(14만원), 2004년 뉴욕 필하모닉(19만9000원) 등이 20만원에 최고가격이 형성됐다.
상대적 안정세를 보이던 티켓 가격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2005년 베를린 필 내한공연(최고가 45만원)부터다. 이후 2006년 빈 필하모닉(40만원), 2007년 빈 슈타츠오퍼(45만원), 2008년 베를린 필(45만원)까지 최고가 40만원대의 공연이 잇따랐다.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의 경우, 빈 필하모닉은 지휘자 주빈 메타와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협연했던 2003년 당시 최고가 30만원에서, 지휘자 게르기예프와 사라 장이 다시 협연한 2006년에는 40만원으로 33% 올랐다. 뉴욕 필하모닉도 로린 마젤이 지휘했던 2004년 당시 최고가 19만9000원에서, 지휘자 앨런 길버트가 취임한 올해는 28만원으로 40% 상승했다.

오페라의 경우는 민간 오페라단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B오페라단의 경우, 2002년 《카르멘》 공연 때 최고가 15만원이던 티켓 가격이 2009년 《마술 피리》에 이르면 31만원까지 올랐다. 7년 만에 2배로 오른 것이다. H오페라단 역시 2003년 《라 트라비아타》 당시 13만원이던 최고가격이 2007년 《리날도》 공연 때는 33만원으로 2.5배가 됐다.
일부 인기 아티스트의 리사이틀도 티켓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명(名)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의 경우 1999년에는 최고가 6만원이었지만, 2009년에는 14만원으로 2.3배 넘게 올랐다. 소프라노 조수미 역시 2000년과 2001년 최고가격이 8만원에 머물다가, 2006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5만~16만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공연 주최측은 연주료와 환율 인상을 티켓 가격 상승의 주된 이유로 든다. 지난 1999년 1유로당 1100원이던 환율은 2009년 1700원 선으로 올랐다. 해외 명문악단의 연주료는 회당 1억8000만~6억여원에 이르고, 일부 독주자나 성악가도 회당 4000만~8000만원이나 된다. 5년 사이 연주료가 40% 가까이 오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음악 칼럼니스트 유정우씨는 "상대적으로 한정된 애호가층을 대상으로 하는 수입 명품 위주의 시장이라는 점에서 티켓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은 없다"면서도 "수요에 비해 과다한 공급을 자체조절하고, 국내 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며, 장기적으로 유료 음악시장 자체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