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6.03 03:25
9월 예술의전당 공연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은 전 세계 음악평론가와 전문지에서 오케스트라 순위를 매길 때마다 선두를 다투는 명문악단이다. 하지만 내한공연 때마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고액 티켓 가격을 매겨, 팬들에게 적잖은 고민을 안긴다.
그런 빈 필하모닉이 오는 9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지휘 주빈 메타)을 가지면서 티켓 가격을 크게 인하했다. 지난 2006년 러시아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함께 방한했을 때와 빈 필하모닉 악단 단원이 주축이 된 빈 슈타츠오퍼(빈 국립오페라극장)의 2007년 내한 때 티켓 최고가는 45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35만원으로 22%가량 가격을 내렸다. 환율 인상과 물가 상승, 소프라노 조수미와의 협연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적지 않은데도 티켓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이번 내한공연의 공식후원을 맡은 H카드사가 제작비 상당수를 지원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내한공연 때 후원이나 협찬을 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티켓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객석 점유율만 높였을 뿐, 가격 인하 효과는 사실상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티켓 맞교환을 대폭 줄였기 때문에 가격을 내릴 수 있었다. 더구나 이 카드사는 자사(自社) 카드로 결제할 경우 20% 할인 혜택을 제공해서, 35만원 티켓의 경우 28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공연 주최사 크레디아는 "초대형 공연이 열리면 일반인이 감당하기 힘든 티켓 가격을 책정해서 '귀족 음악회'라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인데, 이번에는 실질적인 후원을 통해 티켓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CJ문화재단도 연극·뮤지컬·클래식 등 12개 공연을 선정하고 제작비 일부를 지원해서 티켓 가격을 낮추는 '위 러브 아츠(We Love Arts)'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