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화문광장 지하에 세종대왕 전시장 만든다

  • 최홍렬 기자

입력 : 2009.08.28 03:36

일생·업적 6개 공간에 전시 이벤트마당·영상관도 함께

서울 광화문광장 지하에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기린 전시장이 들어선다. 지하 전시장은 한글날인 오는 10월 9일 세종대왕 동상 제막에 맞춰 개관한다.

서울시는 27일 세종문화회관과 KT 사옥 사이의 옛 지하차도 공간 3200㎡에 세종의 업적 등을 소개한 6개의 전시 공간을 비롯해 이벤트 마당, 영상관, 뮤지엄 숍 등이 들어서는 세종대왕 전시장 '세종 이야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시 기획을 맡은 세종문화회관 이청승 사장은 "학계 등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얻어 세종대왕의 업적을 정확하게 재현하고 기억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역사 공간'으로 꾸며진다"고 말했다.

'세종 이야기'는 세종문화회관과 KT 사옥쪽 지하보도 입구는 물론, 세종대왕 동상 아래쪽에 설치되는 계단 및 엘리베이터 등 3곳을 통해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전시공간으로 활용되는 기존 지하 보·차도는 높이가 195~270㎝에 불과해, 자연 채광을 통해 햇빛을 들여 답답한 느낌을 완화하기로 했다.

전시장 '세종 이야기'는 한글 창제와 민본사상 등 세종의 일생과 업적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도록 꾸몄다. '인간 세종' 코너는 양녕대군·충녕대군과의 일화를 비롯한 세종의 어린 시절 모습과 세자 책봉, 즉위, 품성과 취미 등을 연대기와 첨단 영상으로 꾸민다. '민본 사상' 코너는 세종대왕의 어진(御眞·임금의 모습)을 그래픽 패널로 전시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사상을 스토리텔링으로 꾸며 복합영상으로 소개한다. '한글창제' 코너는 한글 창제 과정을 모형과 그래픽 패널로 구성해 이해를 돕고,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 용비어천가 등 당시 한글로 된 문헌 유물을 전시한다.

'과학과 예술' 코너는 혼천의·자격루 등 발명품을 홀로그램으로 연출하고, 장영실·박연 등 신하들과 과학과 음악을 정비하면서 겪은 일화를 소개한다. '위대한 성군 세종' 코너에서는 세종의 업적과 한글의 아름다움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한편, 당시 문화유산을 음각화한 모형으로 연출한다. 또 경영자로서의 세종 철학을 인재경영·지식경영·외교경영으로 분류해 세종의 정신을 현대인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소통의 뜰' 코너에서는 기획 전시나 소규모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 및 휴식공간으로 꾸며진다. 이밖에 세종 관련 영상을 상영하는 '세종 영상관', 조선시대 고지도와 함께 사진으로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는 '새 빛, 서울' 등도 들어선다. 휴게 공간에서는 한글 관련 상설 기획전, 세종실록 시민교실, 한글 체험교실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안내 데스크에는 점자 안내를 비롯, 외국 관광객들을 위해 영어와 일어·중국어·스페인어 등 4개 국어도 지원되는 음성안내 시스템이 설치된다. 전시장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간 무료 개방된다.

한편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과 정동극장·금호아트홀·역사박물관 같은 광화문 인근의 13개 공연장과 5개 박물관, 8개 미술관, 고궁·유적지 등 30여개 문화예술기관이 참여하는 문화협의체 '세종벨트'를 만들어 다음달 발족시킨다. '세종벨트'는 뉴욕 브로드웨이나 런던 웨트스엔드처럼 광화문 주변의 문화예술 및 관광시설을 연계하는 공동 마케팅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광화문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세종문화회관은 내년 여름 대극장 옥상 1000㎡에 광화문광장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문화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곳에는 휴식·먹을거리·전시·공연공간 등이 들어선다.

서울시 권혁소 문화국장은 "링컨을 보면 미국을 알 수 있듯 세종대왕을 알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알 수 있도록 대표적 역사체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