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13 11:08

8년만에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 공연
12년차 뮤지컬배우 강필석은 4년 전 답답함을 느꼈다.
쉬지 않고 작품에 출연하던 그가 약 8개월 동안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그 때 어느 연극 연출가가 ‘작업의 원동력’이 ‘불안함’이라고 답한 인터뷰를 보고, 뒤통수를 맞은 듯한 감정때문이었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강필석은 “그 전까지 저는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가야 했어요. 감정 선까지요. 무대 위에서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근데 그러다 보니 정작 그 위에서는 캐릭터로 살아 있지 못한 거더라고요”라고 돌아봤다. 이후 대본 암기와 연기 테크닉, 발성 등 기본은 완벽하게 갖추는 대신 감정 선은 따로 준비 없이 무대에 올랐다고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장면마다 200% 집중하는 효과를 내며 무대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강필석이 8년 만에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11월20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 다시 출연하고 있다.
전위적인 뮤지컬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을 계승하는 마이클 존 라키우사의 실험성 돋보이는 뮤지컬로 강필석은 2008년 국내 초연 멤버다.
“‘씨왓아이워너씨’는 여전히 새로운 작품이에요. 저 역시 초연 때 공연 중반이 돼서야 작품을 조금 이해가 됐는데 다시 혼란이 오고 있어요. 불안함을 안기는 거죠. 예전 같았으면, 그 불안함을 없애려고 안절부절했을 텐데, 이제 그 불안함을 제대로 즐겨보려고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강필석은 2004년 한국 초연 ‘지킬 앤 하이드’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이후 인우를 비롯해 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시골 초등학교에 부임한 말쑥한 총각 교사 ‘강동수’(‘내 마음의 풍금’),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혁명을 꿈꾸는 개화파 젊은 지식인 ‘김옥균’(‘곤 투모로우’), 연기를 앞두고 있는 모더니즘 시인 ‘백석’(‘나와 나타샤와 당나귀’) 등 ‘뮤지컬계 지성인 전문 배우’로 통하며 인기를 끌었다.
선한 인상도 한몫했다. 부드럽고 자상하기로 유명한 그는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라는 걸 입증한다. 강필석은 한 때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부러 다른 삶을 살아봐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고민하다가 하나의 결론을 냈다. 좀 더 사람들을 이해하고 관찰하기로. 그래서 오래 무대에 서기로 결심했다.
“연기력, 호흡 등 좋은 배우의 요건이 많지만 저는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때 배우로서 욕심을 부려 ‘배우로서 살아가는 것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완벽하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경직되더라고요.”
올해 상반기 연극 ‘지구를 지켜라’에서 안드로메다 PK-45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라 여겨져 병구에게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 유제화학 사장 ‘강만식’을 연기할 정도로 유연해진 이유다.
강만식은 신사다운 강필석의 이미지와 어긋나는 캐릭터다. 흰 셔츠에 박서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있거나 꽃무늬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망가진 얼굴로 무대를 누비는 모습, 털이 무성한 다리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못지않은 동작들을 선보이는 모습은 기존 강필석에게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지구를 지켜라’의 이지나 연출님께 저랑 안 맞는 옷 같다고 했어요. 그럼에도 재미있을 것 같아 하게 됐는데, 정말 즐겁더라고요.”
뮤지컬 출연이 잦지만 연극도 그의 커리어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레드’에서 거장 화가 마크 로스코와 치열하게 논쟁하는 조수 ‘켄’, ‘프라이드’에서는 사회적인 통념과 내면의 목소리 사이에서 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필립’, ‘스피킹 인 텅스’에서는 ‘사랑’이라는 복잡한 감정 속에 쌓인 ‘레온’과 ‘닉’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2년차 뮤지컬배우 강필석은 4년 전 답답함을 느꼈다.
쉬지 않고 작품에 출연하던 그가 약 8개월 동안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그 때 어느 연극 연출가가 ‘작업의 원동력’이 ‘불안함’이라고 답한 인터뷰를 보고, 뒤통수를 맞은 듯한 감정때문이었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강필석은 “그 전까지 저는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가야 했어요. 감정 선까지요. 무대 위에서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근데 그러다 보니 정작 그 위에서는 캐릭터로 살아 있지 못한 거더라고요”라고 돌아봤다. 이후 대본 암기와 연기 테크닉, 발성 등 기본은 완벽하게 갖추는 대신 감정 선은 따로 준비 없이 무대에 올랐다고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장면마다 200% 집중하는 효과를 내며 무대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강필석이 8년 만에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11월20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 다시 출연하고 있다.
전위적인 뮤지컬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을 계승하는 마이클 존 라키우사의 실험성 돋보이는 뮤지컬로 강필석은 2008년 국내 초연 멤버다.
“‘씨왓아이워너씨’는 여전히 새로운 작품이에요. 저 역시 초연 때 공연 중반이 돼서야 작품을 조금 이해가 됐는데 다시 혼란이 오고 있어요. 불안함을 안기는 거죠. 예전 같았으면, 그 불안함을 없애려고 안절부절했을 텐데, 이제 그 불안함을 제대로 즐겨보려고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강필석은 2004년 한국 초연 ‘지킬 앤 하이드’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이후 인우를 비롯해 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시골 초등학교에 부임한 말쑥한 총각 교사 ‘강동수’(‘내 마음의 풍금’),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혁명을 꿈꾸는 개화파 젊은 지식인 ‘김옥균’(‘곤 투모로우’), 연기를 앞두고 있는 모더니즘 시인 ‘백석’(‘나와 나타샤와 당나귀’) 등 ‘뮤지컬계 지성인 전문 배우’로 통하며 인기를 끌었다.
선한 인상도 한몫했다. 부드럽고 자상하기로 유명한 그는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라는 걸 입증한다. 강필석은 한 때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부러 다른 삶을 살아봐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고민하다가 하나의 결론을 냈다. 좀 더 사람들을 이해하고 관찰하기로. 그래서 오래 무대에 서기로 결심했다.
“연기력, 호흡 등 좋은 배우의 요건이 많지만 저는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때 배우로서 욕심을 부려 ‘배우로서 살아가는 것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완벽하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경직되더라고요.”
올해 상반기 연극 ‘지구를 지켜라’에서 안드로메다 PK-45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라 여겨져 병구에게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 유제화학 사장 ‘강만식’을 연기할 정도로 유연해진 이유다.
강만식은 신사다운 강필석의 이미지와 어긋나는 캐릭터다. 흰 셔츠에 박서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있거나 꽃무늬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망가진 얼굴로 무대를 누비는 모습, 털이 무성한 다리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못지않은 동작들을 선보이는 모습은 기존 강필석에게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지구를 지켜라’의 이지나 연출님께 저랑 안 맞는 옷 같다고 했어요. 그럼에도 재미있을 것 같아 하게 됐는데, 정말 즐겁더라고요.”
뮤지컬 출연이 잦지만 연극도 그의 커리어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레드’에서 거장 화가 마크 로스코와 치열하게 논쟁하는 조수 ‘켄’, ‘프라이드’에서는 사회적인 통념과 내면의 목소리 사이에서 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필립’, ‘스피킹 인 텅스’에서는 ‘사랑’이라는 복잡한 감정 속에 쌓인 ‘레온’과 ‘닉’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