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콘서트] "뿜빠뿜빠" 도레미송에 아이들도 '들썩들썩'

입력 : 2010.06.07 02:52

영명학교 찾은 목관5중주단

지난 4일 오후 유치부부터 고등부까지 260여명의 발달장애 학생들이 공부하는 경상북도 안동시 영명학교 강당은 목관 악기 5대가 내뿜는 "뿜빠 뿜빠 뿜빠빠!" 소리로 한순간에 음악회장이 됐다.

서울에서 차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목관 5중주 '아이그룹(I―Group)'이 "우리 친구들! 이 노래가 뭔지 맞혀보세요"라고 말하자, 학생들은 일제히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하고 따라불렀다. 조선일보가 우리 일상에 클래식 음악을 심고자 일선 학교를 찾아가 해설과 연주를 곁들여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우리 동네 콘서트'의 현장이었다.

경북 안동 영명학교에서 열린‘우리 동네 콘서트’에서 목관 5중주‘아이그룹’이 클
래식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이재우 기자 jw-lee@chosun.com
경북 안동 영명학교에서 열린‘우리 동네 콘서트’에서 목관 5중주‘아이그룹’이 클 래식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이재우 기자 jw-lee@chosun.com
클라리넷 계희정(41), 바순 임성훈(44), 오보에 임수미(41), 호른 이석준(39), 플루트 이주희(38)씨 등 젊은 연주가들이 뭉쳐서 만든 아이그룹은 멤버 대부분이 국내 오케스트라의 수석주자이면서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음악회는 목관 앙상블을 통해서 고전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채롭고 색다른 음악 세계를 전하는 자리가 됐다.

연주자들은 먼저 모차르트의 민요 '작은별'에 열두 가지 주제를 붙여서 분위기를 조금씩 바꿔 연주하는 '작은별 변주곡'을 들려줬다. 학생들은 '기쁜 작은별'이 연주될 땐 리듬에 맞춰 손뼉을 쳤고, '슬픈 작은별'이 나올 땐 숨을 죽인 채 고개만 살짝살짝 끄덕였다. 환희와 흥분, 관능과 열정이 농축돼 있는 피아졸라의 춤곡 '탱고의 역사'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급격히 달아올랐다.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발을 쿵쿵 굴렀고 춤추듯 팔을 흔들었다.

목관 악기를 소개하는 순서도 빠지지 않았다. 호른 주자가 "가늘고 긴 관을 둥글게 구겨 놓은 호른은 펼치면 총 길이가 3m나 돼요"라고 설명한 뒤 악기를 높이 들고 코끼리 소리를 내자 아이들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클라리넷 주자는 딱따구리가 나무를 딱딱딱딱 쪼는 소리로 학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마지막으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음악들을 함께 연주했다. '에델바이스'에 이어 '도레미송'이 흘러나오자 학생들은 즉석에서 콧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웃음을 그치지 않았다. 강은비(19)양은 "라디오에서 어쩌다 듣던 곡들을 두 귀로 생생하게 들으니 얼마나 아름다운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성림(16)군은 "영화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준 고마운 콘서트"라며 연주자들의 손을 꼭 잡았다.
경북 안동 영명학교에서 열린‘우리 동네 콘서트’에서 목관 5중주‘아이그룹’이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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