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엔 봄 무대엔 춤

입력 : 2010.03.11 02:48   |   수정 : 2010.03.11 08:14

3월 공연은 '무용'이 주인공
관능적 '탱고' 선율… 야성적 '봄의 제전'
숨막히는 군무 원한다면 '백조의 호수'로

봄 공연장에 춤이 출렁인다. 물량으로나 품질로나 무용이 주인공인 시즌이다. 3월에는 피나 바우슈의 무용극 《카페 뮐러》,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아르헨티나에서 온 《포에버 탱고(Forever Tango)》 등 굵직한 공연이 이어진다. 춤 공연장에서 3월 나기, 그 감상 스케줄을 뽑았다.

11일… 고전과 현대의 만남

《클래식 & 모던》은 올해 창단 15년을 맞은 서울발레시어터의 '재미있는 발레' 시리즈의 하나다. 제임스 전이 안무한 〈세 순간〉〈Now & Then〉 등 모던 발레와 〈해적〉〈잠자는 숲 속의 미녀〉 같은 클래식 발레가 한 무대에 들어오고 나간다. 〈세 순간〉은 바흐의 음악을 배경으로 알레그로·아다지오·알레그로로 춤의 속도가 바뀌는데 '단순한 게 아름답다'는 진리를 입증한다. 김인희 단장이 해설을 보탠다. 11일 경기도 과천시민회관. 4월 10일엔 서울 열린극장 창동으로 무대를 옮긴다. (02)3442-2637

댄스 뮤지컬《포에버 탱고》는 열정과 관능의 몸짓으로 무대를 채운다./나인팩토리 제공
댄스 뮤지컬《포에버 탱고》는 열정과 관능의 몸짓으로 무대를 채운다./나인팩토리 제공
16일… 화려하고 슬픈 탱고

《포에버 탱고》는 아르헨티나의 수출상품이다. 남녀 탱고 댄서 7쌍과 가수, 라이브 연주가 한 호흡으로 뭉친다. 찬란하게 슬픈 탱고 선율이 흐르고, 밀착한 남녀 무용수는 상대의 가랑이 사이나 허벅지 뒷공간까지 이용해 춤을 춘다. 감았다 풀고, 점프해 돌고, 파트너의 몸과 힘을 활용해 리듬을 탄다. 춤과 음악·의상·조명은 격렬한 순간에도 부드럽게 어울린다. 20개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관능적인 몸짓으로 들려준다. '탱고'의 라틴어 어원은 '만지다'라는 뜻이다. 16~28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02)2230-6601

18일… 피나 바우슈

껴안고 키스하는 남녀를 떼어놓고, 여자를 들어 남자의 두 팔에 올려놓고, 여자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일어나 남자와 키스하고, 다시 남녀를 떼어놓고…. 지난해 타계한 독일 안무가 피나 바우슈의 《카페 뮐러》 속 한 장면이다. 반복 동작으로 외로움과 공허, 소통의 부재를 그린다. 이 무용극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 《그녀에게》에 삽입돼 더 유명해졌다. 또 다른 안무작 《봄의 제전》은 흙 위에서 야성적이고 거친 에너지를 뿜어내며 나아간다. 두 편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 18~21일 LG아트센터. (02)2005-0114

《백조의 호수》의 호숫가 장면./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백조의 호수》의 호숫가 장면./유니버설발레단 제공

26일… 군무(群舞)를 보라

발레 《백조의 호수》는 마법에 걸려 밤에만 사람으로 변하는 백조 오데트와 지크프리트 왕자의 숭고한 사랑 이야기다. 호숫가에서 24마리 백조의 춤 등 군무는 왕자와 오데트의 파드되(2인무)보다 정교하면서 숨 막히게 다가온다. '백조들'은 에너지를 안으로 쌓기보다 밖으로 밀어낸다. 날갯짓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국립발레단과 달리 왕자가 죽는 비극 버전이다. '군무의 기하학이 눈에 들어오는 2층이 VIP석'이라는 말도 있다. 황혜민·임혜경·강예나·한서혜가 오데트·오딜 역을 나눠 맡는다. 26~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 1544-1555


 

포에버 탱고 /박돈규 기자 coeu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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