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게머리 '아이돌 모차르트' 연기는 빈틈… 객석은 가득

입력 : 2010.01.27 23:19

뮤지컬 '모차르트'

뮤지컬 《모차르트!》(연출 유희성)가 26일 밤 공연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는 콘서트장 같은 소음이 출렁였다. 이날의 모차르트는 그룹 '동방신기'의 시아준수였고, 객석을 가득 메운 여성 관객은 주저 없이 '팬심'을 쏟아냈다. 모차르트가 연인 콘스탄체(정선아)와 뽀뽀를 할 때는 "꺄악~" 하는 탄성이 터졌고, 노래가 끝나면 어김없이 소나기 박수가 이어졌다.

독일어권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이번이 국내 초연인 《모차르트!》는 고통과 좌절,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드라마다. 모차르트와 그의 음악은 현대적으로 재해석됐다. 자랑스럽지만 짐이기도 한 재능, 아버지(서범석)와의 갈등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차르트는 레게 머리에 찢어진 청바지 차림이다. 그가 부르는 노래는 록과 재즈다.

'동방신기'의 시아준수(사진 왼쪽)./EMK 뮤지컬컴퍼니 제공
'동방신기'의 시아준수(사진 왼쪽)./EMK 뮤지컬컴퍼니 제공

모차르트는 그의 예술적 분신(分身) 아마데와 그림자처럼 동행했다. 무대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표정이 풍부했다. 경사진 무대와 사선(斜線)의 조명이 모차르트의 내면을 비췄다. 장치는 기능적이었고 의상은 고급스러웠다. 그러나 "가족의 분열을 허락할 순 없다" 등 몇몇 노랫말은 문어체라서 감상을 헝클었다.

《모차르트!》는 무엇보다 정선아·배해선·신영숙·서범석 등 가창력 좋은 배우들이 믿음직스러웠다. 정선아는 《드림걸즈》 이후 한층 순도 높은 노래를 들려줬다. 시아준수는 1막에서 호흡이 거칠었고 연기는 불안정했다. 노래할 때 잘 들리지 않는 대목이 있었고 몸놀림은 어색했다. 하지만 2막의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가 있어〉에서 호흡이 제자리를 찾았다. "어떻게 그림자 잃고 어떻게 운명 거부해/ 어떻게 양심 배반한 채 자기 자신 거부해~"로 흐르는 마지막 곡 〈내 운명 피하고 싶어〉는 중독성이 강했다.

▶2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임태경·박건형·박은태·시아준수가 모차르트를 나눠 맡는다.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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