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혼 담긴 댄스뮤지컬의 진수

포시의 혼이 서울에서 되살아났다?
'시카고' '카바레'로 유명한 밥 포시(1927~1987)는 뮤지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안무가겸 연출가로 꼽힌다. 자신만의 독특한 몸짓과 무대언어를 창조해 20세기 브로드웨이를 풍미했다. 관능적이고 뇌쇄적인 동작에 대중문화에 대한 애정을 담아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이른바 '포시 스타일'은 여전히 현대 뮤지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올 댓 재즈'(연출 안무 서병구)는 이 위대한 안무가에 대한 헌사다. 연출과 안무를 맡은 서병구는 20년 넘게 안무를 해온 국내 뮤지컬계의 산증인이다. '올 댓 재즈'는 그가 안무를 넘어 연출에 첫 도전한 작품이기도 하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과거 연인이었지만 오해로 헤어진 두 남녀가 있다. 남자는 현재 브로드웨이의 안무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고, 여자는 케이블방송 PD가 되어 인터뷰를 하러 그를 만난다. 미움과 그리움, 설레임이 뒤섞인 미묘한 감정이 스쳐 지나가고 오해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다양한 춤사위를 통해 표현된다.
서병구는 영화 '올 댓 재즈'에 삽입된 '바이 바이 러브'와 뮤지컬 '스윗 채러티'의 '빅 스펜더'를 차용했고, 재즈 명곡인 '플라이 미 투더 문'을 테마곡으로 삼았다. 여기에 주목받는 신예 음악인 지나가 작곡한 넘버들이 자연스럽게 뒤섞인다.
모든 예술이 마찬가지지만 뮤지컬 역시 다양성이 생명이다. 국내에서 이런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뉴욕 포시스쿨에서 수학한 서병구가 아니면 보여줄 수 없다.
4월25일까지. 팍스컬처 제작. (02)3141-3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