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연주자들과 녹음… 음악 올림픽 같았다"

입력 : 2008.11.13 03:22

'데뷔 30년' 첼리스트 요요 마
새 음반 내고 내한 리사이틀

"우선 지난 30년 간 머리 숱이 많이 줄었지요. 대신 경험은 많이 얻었고요(웃음). 저 혼자서는 두려워하거나 엄두도 내지 못했을 음악을 30년 동안 동료들 덕분에 이해하고 찾아 나설 수 있었어요."

하루는 천진난만한 장난꾸러기, 또 하루는 사려 깊고 진지한 연주자의 모습을 모두 보여주었다. 첼리스트 요요 마(馬友友·53)는 11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과 12일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에 마치 무성 영화배우처럼 첼로를 켜거나 노래하는 시늉부터 포스터 속의 자기 사진을 손으로 가리키고 때리는 포즈까지 갖가지 동작을 '맞춤형'으로 선보였다. 촬영이 끝난 뒤에는 "우스꽝스러운 제 모습을 참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취재진에 위트 있는 인사말을 건넸다. 이날 간담회는 1978년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음반 출시 이후 요요 마의 음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첼리스트 요요 마가 12일 간담회에 앞선 사진 촬영 도중 자신의 얼굴 사진이 실린 포스터 앞에서 노래하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 물론 실제로 노래하지는 않았다. /소니비엠지 제공
첼리스트 요요 마가 12일 간담회에 앞선 사진 촬영 도중 자신의 얼굴 사진이 실린 포스터 앞에서 노래하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 물론 실제로 노래하지는 않았다. /소니비엠지 제공
요요 마는 최근 재즈 음악가 데이브 브루벡, 다이애나 크롤, 크리스 보티, 더블 베이스 연주자 에드가 마이어,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많은 동료 음악가들과 함께 새 음반 〈기쁨과 평화의 노래(Songs of Joy & Peace)〉를 발표했다.

그는 "한국 운동 선수들이 모두 베이징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처럼, 지난 6월 뉴욕의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녹음 기간 중에 매일매일 최고의 연주자들이 찾아줘서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최고의 순간들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마치 녹음 기간이 올림픽 같았다는 것이다. 그는 "너무나 바쁜 음악가들이 참가해서 이 음반으로는 순회 공연이 절대 불가능할 정도"라며 웃었다.

그는 터키부터 중국과 한국·일본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문명이 서로 교류한 데서 착안해 이들 국가의 전통 음악인들로 구성된 '실크로드 앙상블'을 10년째 이끌고 있다. 전통 타악기 연주자 김동원, 가야금 연주자 김지현, 작곡가 강준일 등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한국 음악가의 이름을 일일이 들면서 요요 마는 "아쟁은 첼로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목소리와 깊은 감정까지 강하게 전달하는 현악기"라고 말했다.

전날인 11일 리사이틀에서는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부터 피아졸라(아르헨티나)와 지스몬치(브라질)의 남미 음악까지 시기와 국경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소리 세계를 펼쳐 보였다. 요요 마의 리사이틀은 13일 울산 현대예술관에서 계속된다. (052)202-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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