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1.13 13:06
●전시명: '정원의 뱀'
●기간: 12. 3 ─ 12. 23
●장소: 홀원 Hall1(양평로 22마길 8)
2025년 12월 3일(수)부터 23일(화)까지 서울 홀원 Hall1에서 임희재 작가의 개인전 《정원의 뱀》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서울특별시와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 프로젝트로, 대형 회화 2점을 포함한 약 10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임희재는 이미지를 회화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꾸준히 탐구해왔다. 그의 작업은 정지된 화면 속에 살아있는 이미지를 포착하려는 시도로, ‘박제의 행위’라는 비유로 설명되기도 한다. 작가의 지난 작업들은 사진 이미지를 충실히 옮겨내면서도 그것이 가공된 풍경임을 드러내는 방식을 취해왔으며, 유리의 반사광이나 어긋난 원근법처럼 현실적인 듯 이질적인 요소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장면을 의심하게 만든다.
전시 공간에는 분할된 두 캔버스를 이어 그린 대형 회화 <A Charm of Stuffed Hummingbirds>, 1층과 2층을 관통하는 설치형 회화 <Diorama of a Bird of Paradise>, 그리고 세 개의 캐비닛 작업이 나란히 배치된다. 작가는 캔버스와 공간, 화면과 장면의 경계를 차단막이 아닌 창문과 같은 연결의 통로로 전환하며, 회화가 물리적 한계를 넘어 흐르고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번 전시는 2024년작 <Tree of Stuffed Hummingbirds>에서 출발한다. 나뭇가지가 뱀의 머리로 변하고, 벌새 표본들이 놀라 흩날리는 장면은 정지된 화면에 사건성을 부여한다. 작가는 이러한 서사적 긴장 속에서 이미지 간의 관계와 흐름을 구성하며, 재현의 영역을 넘어서는 서사적 회화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정원의 뱀》은 회화를 단순히 멈추어 있는 이미지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관계망으로 이해하는 작가의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보여주며 화회와 서사, 공간과 시선이 얽히는 지점에서 작가의 시각언어와 서사적 구조를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