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0.21 17:19
‘ACF(Art Chosun Focus) 2025’
‘향유에서 소유로’ 이어지는 전시형 아트페어로 새로운 예술적 경험 제공
국내외 동시대 참여 작가 30인 10회 연재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 광장

※편집자주
ART CHOSUN, TV CHOSUN 미디어 양사가 공동 주최하고 ACS(아트조선스페이스), 프로젝트더스카이가 공동 기획한 ‘ACF(Art Chosun Focus) 2025’가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천 운서동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다.
지난 3월 처음으로 개최된 ACF(Art Chosun Focus)는 국내외 블루칩 작가 30인의 작품을 프라이빗 전시 형태로 선보여 관람객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10월에 열리는 ‘ACF(Art Chosun Focus) 2025’는 동시대 예술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생생한 조형 언어로 관람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미디어가 직접 엄선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향유에서 소유로’ 이어지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ACF는 단편적인 감상을 넘어 관람객을 미술 생태계로 이끈다. 여기서 비롯된 반응은 다시 미디어에 의해 재생산되며 한국 미술의 새로운 도약에 기여한다는 의의를 가진다.
참여 작가는 30인으로 작가를 대표하는 작품이 선정돼 전시된다. 이에, 본지는 각 작품을 관람하기 전, 미리 참여 작가를 공개하고, 작업 세계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프리뷰 형식의 기사를 발행한다. 해당 기사는 전시 시작 전까지 10회에 걸쳐 연재된다.



FOOL(32)이라는 예명은 제도화된 길을 거부하고 자유를 선택하겠다는 선언이다. 작가는 물감을 두텁게 쌓아 올려 ‘평면 위 입체’를 실현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또한 자유분방한 필체의 텍스트와 고전 만화영화풍의 캐릭터들은 단순한 재미를 선사할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회 구조를 비판적으로 드러내면서,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경험을 새로운 회화 언어로 재구성한다.
FOOL에게 회화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노동이자 물리적 저항의 행위다. 액체인 물감을 고체처럼 작업에 활용하는 과정은, 마치 전통적 틀을 벗어나 새로운 회화의 언어를 만들어가겠다는 시도와 같다. 작가는 “내게 작품은 비워내는 과정이다. 그래야 비로소 각자의 내면을 행복감으로 채울 수 있다”라고 말한다.

FOOL은 한국의 넥스트뮤지엄, MGFS100 갤러리, 갤러리 더 스카이, 엠컨템포러리 등에서 전시를 가졌으며, 대만의 ART TAIPEI 2025, 한국의 BAMA(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아트부산, 뱅크아트페어, 어반브레이크, DIAF(디아프),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프리미어 아트 서울 등의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최하나(22)는 내면적 표현주의와 초현실주의를 바탕으로 인간 존재의 분열과 그 깊이를 탐구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체험적 사유를 작품 속에 스며들게 해 보이는 색 너머의 진실과 감정을 표현한다. 작가는 평소 철학을 연구하는데에 많은 시간을 쏟으며, 특히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정신분석 이론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이를 상상력의 원천으로 간주한다. 복잡한 인간의 심리와 마음 상태를 시각적인 이미지 안에 농축시켜 철학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아낸다.

최하나는 작품을 감상할 때, 감상자의 시선이 아닌 작품 속 인물의 시선으로 볼 수 있도록 의도한다. 또한 작가의 시선과 감각을 그대로 좇으며 자신만의 관점으로 작품 안을 거닐어 보기를 권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작품을 볼 때, 감상자 개인의 경험과 합쳐져 새로운 이야기로 확장된다. 작가의 작품은 상처의 흔적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지우는 것이 아닌, 마주하고 껴안음으로써 치유로 나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한편, 최하나는 원자력응용공학부에 재학 중인 이색적인 이력으로 컬렉터들의 눈길을 끈다. 작가는 작년과 올해에만 키아프 서울, 화랑미술제, 갤러리 위, 갤러리솔트, 인천아시아아트쇼, 갤러리빈치, 아시아프, 갤러리 디 아르테 청담 등 16곳 이상의 공간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미술계 새로운 얼굴로 떠올랐다.
윤협(43)은 기본적인 점과 선의 조형요소로 일상의 풍경과 기억, 감각을 표현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스케이트보드, 힙합, 펑크 같은 서브컬처와 밀접하게 자라왔다. 도시의 거리를 자유롭게 누비며 느낀 속도와 리듬, 즉흥적인 에너지는 윤협 작업의 핵심이 됐다.
윤협이 묘사하는 풍경은 미니멀하게 생략돼, 보는 이로 하여금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이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추상 회화를 넘어 하나의 경험이 된다. 색과 선율, 점과 점 사이 거리가 만들어낸 리듬을 따라가다 보면 작품 속 추상적 형상은 네온사인의 빛, 군중의 흐름, 혹은 음악 속 비트처럼 느껴지며 울림으로 전해진다.
현재 뉴욕을 거점으로 서울, 도쿄, 런던, 밀라노 등 국제적인 무대에서 활동 중인 윤협은 홍콩과 한국의 탕 컨템포러리 아트, 한국 롯데뮤지엄, 영국 스톨렌스페이스 갤러리, 일본 난즈카 2G, 이탈리아 콜롬보 갤러리 등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희망(HOPE). 단 네 글자의 짧은 단어지만,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에게는 시대와 사회, 그리고 개인의 염원을 응축한 상징이 됐다. 특히 2008년 오바마 대선 캠페인과 맞물리며 변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널리 확산됐다. 작품 ‘HOPE’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기울어진 알파벳 ‘O’다. 완전한 안정 대신, 흔들림 속에서 나아가려는 인간의 의지를 드러내는 장치이자, 희망이란 언제나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진행 중인 과정’임을 암시한다.
로버트 인디애나는 알파벳과 숫자, 짧은 단어를 단순히 기호로만 사용한 것이 아닌, 그 안에 담긴 미국적 정체성과 개인의 역사를 담았다. 작가의 작업은 팝아트의 흐름 속에 있으면서도 단순히 상업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 아닌, 언어에 내재된 힘을 사회적 맥락과 결합시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로버트 인디애나는 미국 페이스갤러리, 홍콩 페이스갤러리, 이탈리아 프로쿠라티에 베키에, 영국 요크셔 조각 공원, 미국 매케이 아트 뮤지엄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2018년 작고 이후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된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은 현재까지도 세계 곳곳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관람객과 만나고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