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0.16 15:20
‘ACF(Art Chosun Focus) 2025’
‘향유에서 소유로’ 이어지는 전시형 아트페어로 새로운 예술적 경험 제공
국내외 동시대 참여 작가 30인 10회 연재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 광장

※편집자주
ART CHOSUN, TV CHOSUN 미디어 양사가 공동 주최하고 ACS(아트조선스페이스), 프로젝트더스카이가 공동 기획한 ‘ACF(Art Chosun Focus) 2025’가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천 운서동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다.
지난 3월 처음으로 개최된 ACF(Art Chosun Focus)는 국내외 블루칩 작가 30인의 작품을 프라이빗 전시 형태로 선보여 관람객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10월에 열리는 ‘ACF(Art Chosun Focus) 2025’는 동시대 예술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생생한 조형 언어로 관람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미디어가 직접 엄선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향유에서 소유로’ 이어지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ACF는 단편적인 감상을 넘어 관람객을 미술 생태계로 이끈다. 여기서 비롯된 반응은 다시 미디어에 의해 재생산되며 한국 미술의 새로운 도약에 기여한다는 의의를 가진다.
참여 작가는 30인으로 작가를 대표하는 작품이 선정돼 전시된다. 이에, 본지는 각 작품을 관람하기 전, 미리 참여 작가를 공개하고, 작업 세계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프리뷰 형식의 기사를 발행한다. 해당 기사는 전시 시작 전까지 10회에 걸쳐 연재된다.


작가 박기웅(40)은 연기 활동을 하며 떠오른 ‘완벽하게 선한 캐릭터가 있을까?’, ‘또는 그 반대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트리며 전통적인 악당의 개념과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한다.

박기웅의 화면에는 만화 캐릭터가 주로 등장하는데, 이는 어릴 적 보았던 만화 속 캐릭터를 성장 후 다시 되짚어보면서, 삶이란 이해하지 못한 상대를 이해하고 자신도 그 입장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해 나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이번 신작에서는 텍스트를 활용해 “FUTURE”, “HERO”, “SUPER” 같은 단어를 반복시켜 뇌 형상을 표현하는데, 이는 2차원 회화를 넘어 배우로서 갈고 닦은 감정의 언어와 작가로서의 조형적 시선을 결합하여 더욱 확장된 예술 세계를 선보인다.

강렬한 색채와 과장된 붓터치, 실크스크린적 기법은 선명한 내러티브와 대중문화의 오마주, 회화적 실험을 담고 있다. 특히 텍스트 작업은 이국의 낯선 그래피티가 연상되기도 하며, 서브컬처와의 경계를 허물고 문턱을 낮춰 새로운 장르적 가능성을 모색한다.
한편, 박기웅은 화이트스톤갤러리, ACS(아트조선스페이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 특별전시관 등에서 전시를 가지며 많은 컬렉터의 시선을 받고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선명한 형광색 색감. 초롱초롱한 눈망울. 미니멀하게 표현된 별과 구름. 화면 속 인형은 어릴적 본 만화영화 속 공주처럼 왕관을 쓰고 천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사라는 2000년대 초반 당시 인형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극사실주의적 묘사 작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작가의 회화를 마주한 관람객은 사진에 담은 듯 정교하게 묘사된 작품이 익숙한 듯하면서도 낯설게 다가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작가는 호평 받았던 극사실주의적 묘사를 뒤로 하고, 스스로의 현실에 대한 인식과 인형의 형상을 재해석해 캔버스의 평면성과 조응하는 새로운 작업을 내놓았다. 이사라의 예술 세계에서 인형은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매개물, 심리적 감각을 촉발시키는 기능을 넘어, 능동적인 존재로 진화했다.

현실에 대한 긍정에서부터 기인한 밝은 색채와 경쾌한 형상으로 판타지를 표현해 온 이사라에게 어릴 적 함께 지낸 인형은 작업에서의 주요한 소재 중 하나로, 행복한 기억의 꿈이자 잠시 쉬어가는 감정의 매개체이기도 하다.
이사라는 서울의 더 트리니티 갤러리, 삼원갤러리, 본 갤러리, 비스타 워커힐 호텔, 더 트리니티 갤러리, 노화랑, 경주 오아르 미술관, 경기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의 공간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랍스터가 될 때, 나는 예술가가 된다”
사랑스러운 랍스터 작품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필립 콜버트(Philip Colbert·46)의 작품 또한 ACF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평소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이라는 철학 아래 예술의 문턱을 낮춰 친근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귀엽게만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깊이 있는 미술사와 철학, 미학을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철학을 전공한 작가는 살아있을 때 연한 색을 띠지만 죽었을 때 오히려 진한 붉은색으로 변하는 랍스터의 외형에서 삶과 죽음을 발견하고 이를 미술사와 잇는다. 고전 명화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하거나, 팝아트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네오 팝아트 작업을 이어가는 식으로.

지난 4월에는 서울 석촌호수에 6미터 크기의 조각 작품을 설치해 국제적 관심을 받기도 했다. 고전 작품에서 화면 속 작가가 붓을 들고 있는 모습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 작품은 깊이 들여다볼수록 오히려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한 예술적 고민을 표현한 것이다.
필립 콜버트는 차세대 앤디 워홀(Andy Warhol)로 불리며 공공미술뿐 아니라 팝아트, 디지털 매체까지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의 화이트스톤갤러리, 도쿄 펄램 갤러리, 서울 더페이지갤러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런던 사치 갤러리, 모스크바 멀티미디어 미술관 등 전 세계 유수의 기관과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