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온 가고시안, 다카시 무라카미 활짝 피었네

  • 김현 기자

입력 : 2025.09.15 16:53

2013년 이후 서울 첫 개인전
다카시 무라카미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
작가 대표작 포함한 10여 점 내걸려
10월 11일까지 용산구 APMA 캐비닛

Summer Vacation Flowers under the Golden Sky, 2025, Acrylic and gold leaf on canvas mounted on aluminum frame, 100x300cm. /가고시안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 전시 전경. /가고시안
 
대표작 ‘활짝 웃는 꽃’ 카이카이키키로 널리 알려진 다카시 무라카미(Takashi Murakami)의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이 용산 APMA 캐비닛에서 10월 1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해외 메가 갤러리 가고시안의 기획으로 개최됐다. 전시가 열리는 APMA 캐비닛은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의 프로젝트 공간이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설계해 주목을 받았다.
 
Tachiaoi-zu, 2025, Acrylic and gold leaf on canvas mounted on aluminum frame, 152x190cm. /가고시안
 
이번 전시는 2023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 이후 처음 선보이는 국내 전시로, 다양한 재료, 기법, 형식을 바탕으로 무라카미의 작품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해 온 꽃 모티프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이번 전시 출품작 'Tachiaoi-zu'(2025)는 오가타 코린(1658~1716)이 금박 바탕에 붉은색, 분홍색, 흰색의 접시꽃을 그린 '국화도' 병풍을 오마주한 작품이다. 무라카미 작가는 "수년 전 에도시대를 다룬 쇼군 드라마를 방영했는데 그 시대 시각으로 작업한 작품"이라며 "금박은 일본 미술사에서 자주 사용된 기법으로, 17세기 당시 채광이 안 드는 교토의 집들이 촛불 빛을 반사해 집을 밝히기 위해 많은 집에서 해당 그림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 외부 전경. /아트조선
 
또한 전시가 열린 APMA 캐비닛 외부 벽면에는 작가를 대표하는 꽃 이미지가 담긴 시트지가 부착돼 인근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 전시 전경. /가고시안
전시장에 방문한 다카시 무라카미 작가의 모습. /아트조선
 
다카시 무라카미는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에서도 디자이너로 일했고,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했다. 유명 대중예술가와도 협업하고 있다. 칸예 웨스트, 빌리 아일리시, 뉴진스 등의 앨범 표지와 뮤직비디오 제작에 참여했다.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 전시 전경. /가고시안
 
작가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잘 알려진 ‘활짝 웃는 꽃’은 작가의 배경을 담은 일본 전통 회화 양식이자, 자연 형태를 묘사하는 데 중점을 둔 니혼가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특히 만화에서 차용한 시각적 요소, 강박적 성향의 하위문화 현상인 오타쿠, 귀여움을 뜻하는 ‘카와이’의 의미를 평면 위에 복합적으로 융합한 ‘슈퍼플랫’ 미학과도 맞닿아 있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역사적 형식과 주제를 넘나들며 글로벌 미술의 흐름과 변화를 관통하는 예술세계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 대표작 ‘Summer Vacation Flowers under the Golden Sky’(2025)는 해골 문양이 양각된 금박의 화면 위로 만화경에서 쏟아져 나온 듯 만개한 꽃으로 가득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작가들 역시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귀여움이라는 감정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 것 같다”라며 “모든 사람이 지식을 공평하게 나눠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됐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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