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백악관 정면충돌… 스미소니언 “보고서 제출 안 할 것”

  • 김현 기자

입력 : 2025.09.10 16:12

백악관, 스미소니언의 “부적절한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 감독
스미소니언,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 감사 보고서 제출 없다”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Smithsonian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스미소니언 박물관 전시 프로그램에 대해 전면적 재검토를 실시했다. 이달 초, 현지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관에 부합하지 않는 전시 프로그램을 검증하기 위해 "부적절한 이념을 근절"하고 "분열적인 서사"를 조장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감독하도록 부통령 JD 밴스(JD Vance)에게 지시했다.
 
이에,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박물관의 자율성은 보장받아야 한다”라고 밝혔고, 스미소니언 근무자를 포함한 미국역사협회(AHA)는 8월 15일에 스미소니언과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역사학자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Smithsonian's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in Washington, D.C. /Reuters
 
미국역사협회는 성명에서 행정부와 미국 국민들에게 우리 분야의 전문적 기준에 따라 역사적 자료를 검토하고 수정하는 역사가, 큐레이터, 그리고 기타 박물관 전문가들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겨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역사학자들은 정직하게 자신의 기술을 실천한다. 전문적인 큐레이션 관행과 박물관 및 교육 콘텐츠에 대한 정치적 간섭은 역사 해석의 진실성과 정확성을 위협하고, 우리 기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은 “스미소니언은 재정의 70%가 납세자의 돈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자율적인 기관이 아니다. 스미소니언 내부의 자율적인 감사를 무작정 신뢰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백악관은 감사가 공정하게 수행되도록 보장할 것이다. 이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로니 번치(Lonnie Bunch) 스미소니언 사무국장은 이달 3일 갈등에 정면으로 나섰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프로그램과 콘텐츠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는 서한을 백악관에 보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단지인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프로그램과 콘텐츠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며, 전시, 자료 및 운영에 대한 자체 검토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고,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대해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항상 모든 미국인과 전 세계를 환영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감사에 대한 공식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