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어리거와 조슬린울프가 서울에서 만났다

  • 김현 기자

입력 : 2025.09.05 16:19

갤러리 마이어리거울프 한남동 개관
개관전 ‘지난밤 꾼 꿈’
11월 7일까지

마이어리거울프 외부 전경. /마이어리거울프
(왼쪽부터) 요흔 마이어(Jochen Meyer), 마이어리거 공동 대표 가이아 무시(Gaia Musi), 마이어리거울프 파트너 및 디렉터 조슬린 울프(Jocelyn Wolff), 갤러리 조슬린울프 대표 토마스 리거(Thomas Riegger), 마이어리거 공동 대표. /마이어리거울프
 
1997년 독일에서 시작해 기획 중심의 전시 프로그램을 이어온 갤러리 마이어리거와 지난 20여년 간 파리를 기반으로 동시대 미술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갤러리 조슬린울프가 서울에서 합작 갤러리를 선보인다. 이들이 함께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것도 서울에서.
 
근거는 우정에 있다. 두 갤러리의 창립자 요흔 마이어(Jochen Meyer)와 토마스 리거(Thomas Riegger), 그리고 조슬린 울프(Jocelyn Wolff)는 언제나 예술에 대한 애정과 진취적인 생각을 아낌없이 나누며 친구처럼 교류해왔다. 그들은 함께 나눈 대화를 기반으로 아시아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로 마음먹기에 이른다.
 
‘지난밤 꾼 꿈’ 전시 전경. /마이어리거울프
‘지난밤 꾼 꿈’ 전시 전경. /마이어리거울프
‘지난밤 꾼 꿈’ 전시 전경. /아트조선
 
그중에서도 한국을 거점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요흔 마이어는 “한국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국가이며, 동시에 아트 시장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한국 아트 시장의 역사를 연결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조슬린 울프(Jocelyn Wolff)는 “한국의 갤러리와 교류하고, 협력하길 원한다. 그들은 언제나 창의성과 탐구 정신으로 가득 차 있다. 동시에, 한국에 없는 걸 우리의 새로운 전시 공간에서 보여주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몇 년간 마이어리거와 갤러리 조슬린울프는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미술 시장과 긴밀히 교류해 왔다. 아트바젤 홍콩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이 지역의 큐레이터, 미술관 관계자, 작가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구축했다.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조슬린 울프(Jocelyn Wolff). /아트조선
 
2022년 프리즈 서울은 두 갤러리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스위스 작가 미리암 칸(Miriam Cahn)의 강렬한 작품을 중심으로 한 공동 부스는 큰 호응을 얻었고, 이를 통해 한국 새로운 컬렉터들과 접점을 넓힐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준비한 마이어리거울프 갤러리는 향수 파리와 베를린 소속 작가와 함께 한국과 아시아의 신진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각 갤러리가 지향해온 미래지향적 가치를 반영할 예정이다.
 
‘지난밤 꾼 꿈’ 전시 전경. /마이어리거울프
 
개관전 ‘지난밤 꾼 꿈’에서는 한국 진출의 계기가 됐던 미리암 칸의 페이퍼 작품을 비롯해 윌리엄 아나스타시(William Anastasi), 마르셀 칸(Marcelle Cahn), 데이비드 소프(David Thorpe) 등 여러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미리암 칸, 바우, 19.02.2007, 2007. /마이어리거울프
 
이번 전시는 18세기 살롱의 예술을 현대적 관점에서 드로잉에 집중해 선보인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인다. 기존의 관습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는 전시 공간에서 눈높이 중심의 작품 배치 방식 등 동시대 관습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시도는 지난 20여 년간 마이어리거와 조슬린울프가 이어온 예술적 실험을 지속하며 예술가들로 하여금 새로운 형식과 포맷을 탐구하도록 독려해온 것과 연장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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