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02 17:20
10월 18일까지 이진준 개인전 ‘샴페인 슈퍼노바’


인도 수행자 구루와의 만남에서 비로소 자신의 홍채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 작가 이진준은 ‘보여짐’과 ‘봄’의 상태가 공존하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작가는 ‘인류의 초상이 홍채에 있다’라는 발견 아래 과학과 예술을 결합한 혁신적인 작품을 전시 ‘샴페인 슈퍼노바’에서 선보인다.
‘샴페인 슈퍼노바’는 10월 18일까지 성북동 BB&M에서 열린다. 지난 4월, 이진준은 세계적인 케이팝 아티스트의 홍채 정보를 기반을 생성한 AI 영상과 음원을 우주로 송출하는 프로젝트 ‘Good Morning Mr. G-Dragon’을 발표했다. 이번 전시는 그 배경이 됐던 인간의 내면을 우주로 팽창하며 경계를 초월하는 홍채에 관한 오랜 연구의 결과물을 선보인다.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면에 가장 먼저 4x5.5미터 크기의 대형 미디어 작품 ‘Champagne Supernova’(2025)가 보인다. 이 작품은 홍채의 방사형 패턴을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추출한 뒤, 빛과 색의 추상적 시퀀스로 구현한 작품이다.

전시 제목 ‘샴페인 슈퍼노바’는 1995년에 발매한 밴드 오아시스의 동명 히트곡에서 차용한 것이다. 청춘의 황홀과 허무, 스타성과 소멸을 상징하는 시적 은유로 널리 회자돼 왔다. 이후 2003년, 기존 질량 한계를 초과한 특이 초신성의 명칭으로 과학계에서도 차용하며 “샴페인처럼 터지는 이례적인 찬란한 폭발”을 남겼다. 작가는 이 이중적 명명에서 출발해 기술과 예술의 교차점에서 과학과 신체를 잇고, 오늘날의 과학 기술이 예술에 미치는 영향을 적극 탐구해 동시대 존재의 역설을 은유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홍채 이미지는 작가가 “인체 내면과 우주가 만나는 창”이라고 설명할만큼 여러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주의 이미지로도, 식물의 이미지로도 보이는 작품 속 홍채는 이진준의 작품에서 인간 내면의 우주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VR 기기를 착용하고 입체적인 디지털 세상으로 빠져드는 ‘기억의 극장’,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입혀진 LP판을 소리로 변환해 감각의 층위를 넘나드는 ‘Login Odyssey’ 시리즈, 하이브리드 콜라주 페인팅 ‘On Some Faraway Shore’ 시리즈 등 인간과 기술 사이의 접속에 주목해 온 작가의 탐구와 조형적 감각을 다차원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한편, 이진준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갤러리 BB&M과 전속 계약을 맺고 국내에서 활발한 작업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