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02 17:06
안토니 곰리 개인전 '불가분적 관계'
화이트 큐브 서울, 타데우스 로팍 서울 동시 개최
화이트 큐브 서울 10월 18일까지, 타데우스 로팍 11월 8일까지


화이트 큐브 앞 도산대로, 많은 사람이 오가는 보도 위 직육면체로 이뤄진 사람 형상의 입체 작품이 우두커니 서 있다.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의 작품이다.
또한 전시장 옆 담벼락에도 곰리의 작품이 앉아있다. 많은 인파가 오가는 도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일상 속 이질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전시장 입구로 들어가기 전, 건물과 건물 사이 연결 통로에도 곰리의 작품이 앉아있다. 어쩌면 쓸쓸해 보이기도, 어쩌면 평화로워 보이기도 한 작품들은 전시장 밖에서 관람객이 작품을 발견하기도 전에 작품이 먼저 관람객을 맞는다.


서울에 위치한 두 개의 갤러리 화이트 큐브와 타데우스 로팍에서 안토니 곰리의 개인전이 각각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서울을 배경으로 도시에 대한 조각적 성찰을 이어나간다.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는 ‘Bunker’, ‘Beamer’, ‘Blockwork’ 연작의 여섯 점이,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는 ‘Extended Strapwork’, ‘Open Blockworks’ 시리즈 등 주요 조각 여덟 점과 드로잉이 다수 전시된다.


전시 제목은 ‘불가분적 관계’다. 작가는 밀집된 인프라와 고층 건물 숲으로 대변되는 서울을 배경으로 삼되, 그 도시적 조건을 인간의 감각, 사고방식, 신체의 위치까지 구성해 나가는 살아 있는 구조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에서 인간과 도시의 관계, 그로부터 파생되는 인식과 감객의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화이트 큐브 서울은 10월 18일까지, 타데우스 로팍은 11월 8일까지 열린다.

안토니 곰리는 신체와 공간의 사이의 관계를 고찰하는 조각, 설치 및 공공미술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작업은 1960년대부터 인간이 자연과 우주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는 방식으로 자신과 타인의 신체를 모두 비판적으로 참여시킴으로써 조각의 잠재 가능성을 발전시켰다. 작가는 예술의 공간을 새로운 행동, 사고, 감정 등이 일어날 수 있는 ‘되어감의 장소(a place of becoming)’로 재정의하고자 끊임없이 시도한다.
작가의 작업은 세계 각지의 주요 미술관과 공공장소에서 전시된 바 있다. 한국 뮤지엄 산(2025), 미국 텍사스 댈러스 내셔 조각 센터(2025), 프라하 루돌피눔 갤러리 (2024), 프랑스 로댕 미술관(2023), 독일 뒤스부르크 렘부르크 미술관(2022), 네덜란드 바세나르 포를린던 미술관(2022),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 (2021)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영구적으로 설치된 주요 공공미술 작품으로는 영국 게이츠헤드의 ‘Angel of the North’, 영국 크로스비 해변의 ‘Another Place’, 호주 볼라드 호수의 ‘Inside Australia’, 네덜란드 렐리스타트의 ‘Exposure’,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의 ‘Chord’,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Alert’ 등이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