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곰리와 안도 타다오가 원주에서 만나면?

  • 김현 기자

입력 : 2025.07.30 16:58

새로운 전시공간 Ground 개관
안토니 곰리와 안도 타다오 첫 협업
기존 전시관 세곳에서 ‘DRAWIN ON SPACE’
11월 30일까지 강원도 원주 뮤지엄산

안토니 곰리 작가 프로필 사진. /뮤지엄산
 
예술·자연·건축의 조화로 많은 사람에게 뮤지엄산의 새로운 전시공간 Ground가 지난 6월 개관해 관람객을 맞는다. Ground는 건축가 안도 타다오(Ando Tadao)와 현대미술가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의 첫 협업으로 탄생한 프로젝트다.
 
전시 포스터. /뮤지엄산
전시 포스터. /뮤지엄산
 
Ground는 ‘대지’의 의미와 동시에 ‘현재에 몰입하다’라는 뜻을 함축하며 우리가 딛고 있는 땅과 교감해 자연과 새롭게 관계맺는 안식처를 제공한다. 지하 동굴 형태로 설계됐으며 8미터 높이의 둥근 돔 모양의 천장과 반원 형태로 뚫린 야외 외부 공간이 특징이다. 이곳에는 곰리의 ‘Blockworks’ 시리즈 중 7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관람객은 저마다 다른 자세로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곰리의 작품 사이를 거닐며 자신을 대입해 보기도 하고,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예술적 감각을 일깨워볼 수 있다. 외부 공간에는 마지막 조각작품이 홀로 서 있는데, 작품 뒤로 펼쳐진 자연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이러한 감상 경험은 뮤지엄산의 창립 비전인 ‘소통을 위한 단절’을 반영한다. Ground는 상설 전시관이다.
 
전시 전경. /아트조선
전시 전경. /아트조선
전시 전경. /아트조선
 
Ground 뿐 아니라 기존 전시관 세 곳에서도 11월 30일까지 전시가 열린다. 조각 7점, 드로잉과 판화 40점, 설치 작품 1점 등 총 48점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안토니 곰리 개인전이다. 이 전시가 단순한 회고전이 아닌, 작가의 작업으로 나눠서 구성한 기획 전시의 성격을 가진다. ‘올빗 필드 II(Orbit Field II)’, ‘리미널 필드(Liminal Field)’ 그리고 지난 40년간 제작한 드로잉까지 내걸리며 작가의 작업관을 총체적으로 엿볼 수 있다.
 
특히 연작 ‘Liminal Field’는 구체적인 인체의 형상을 암시하는 기포의 형태가 돋보인다. ‘경계의 영역’을 뜻하는 제목이 암시하듯 마치 기포와 같이 가볍고 유연한 이 조각은 전시장 공간 안에서 새로운 인체의 공간을 생성한다. 동시에 기포처럼 꺼져버릴 듯, 언제라도 사라질 것처럼 투명하게 존재한다. 이는 공간을 관통하면서도 점유하는 이중적 성질이 드러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몸과 타인의 몸, 전시장 사이의 공간이 공백으로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 맺고 있음을 인식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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