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24 16:10
조경철 개인전 ‘차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
차 안에서 바라본 풍경 담은 10점
8월 3일까지 갤러리 서촌


운전을 해본 사람이라면 저마다 창밖을 보며 공상에 빠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현대인에게 운전은 반복적인 일상의 행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채로운 바깥세상을 만나는 장이 되기도 한다. 작가 조경철은 운전을 하며 만난 세상의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하고, 자신만의 감수성을 투영해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해 질 녘 낯선 곳을 지나며 까닭 모를 공허함을 느끼기도 하고, 첫 함박눈을 보며 옛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노을 진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어감을 느끼기도 한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차창 밖 세상을 캔버스에 담아 전시 ‘차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펼쳐 보인다. 전시는 8월 3일까지 열린다.

이번 출품작은 2024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작업한 신작으로, 틀에 박힌 일상 속에서 작은 변화와 행복을 포착해 보여준다. 작품 제목은 저마다 ‘해질녘 제주 어느 교차로에서’, ‘반포대교를 건너며’, ‘남산터널안에서’처럼 장소특정적 성격을 띠고 있다. 관람객은 낯선 장소에서는 호기심을, 익숙한 장소에서는 자신만의 기억을 떠올리며 작가와 공감한다.

전시 서문을 쓴 미술평론가 안현정은 차 안을 “감정의 밀실”이라고 명명하고, 조경철의 작업에 대해 “단순히 이동 중에 본 풍경에 대한 작품이 아니다. 삶의 한가운데를 지난 사람이, 다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운 여정이자, 존재의 이면을 마주하기 위한 미학적 모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조경철은 차 안과 창밖의 적절한 거리두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풍경을 캔버스 위에 옮겨 우리에게 무심코 스쳐 지나갔던 아름다운 풍경을 다시 보게 한다.
- CP